코인베이스(Coinbase)가 2025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전년 대비 무려 475% 증가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거래량 급증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른 거래 수수료 수익이 실적을 견인했다.
회사는 3분기 순이익 4억 3,300만 달러(약 5,785억 원)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도 7,550만 달러(약 1,008억 원)와 비교해 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총매출은 18억 달러(약 2조 4,030억 원)에 달했으며, 거래량은 2,950억 달러(약 394조 원)에 이르렀다. 플랫폼에 보관된 자산은 5,160억 달러(약 689조 원)로, 이 중 수탁 자산은 3,000억 달러(약 400조 원)를 차지했다.
거래 수수료 수익은 지난해 5억 7,250만 달러(약 7,650억 원)에서 올해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4,000억 원)로 증가했다. 정액 구독 및 서비스 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34.3% 늘어난 7억 4,700만 달러(약 9,710억 원)를 기록했다. 조정 순이익은 4억 2,100만 달러(약 5,620억 원), 조정 EBITDA는 8억 100만 달러(약 1조 720억 원)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은 1.5달러로, 시장 예상치였던 1.06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실적 발표 이후 코인베이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 넘게 상승했다.
이번 실적은 시장 변동성 덕분이었다. 특히 7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친(親)암호화폐 정책을 내놓으며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암호자산 전반이 급등했다. 다만 8월 들어 미국 경제 지표가 악화되며 경기침체 우려가 다시 부각됐고,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회피하면서 매도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코인 거래소는 이 같은 ‘롤러코스터 장세’에서 거래량이 늘어 수익이 오히려 증가하는 구조다.
코인베이스는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Deribit)의 인수도 완료했다. 두 플랫폼의 파생상품 명목 거래량은 합산 8,400억 달러(약 1,122조 원)에 달했다. 이번 분기에는 미국 최초로 ‘24시간 무기한 암호화폐 계약’도 출시했다.
시장 확대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스테이블코인 수익은 전분기 대비 7% 증가한 3억 5,500만 달러(약 4,740억 원)를 기록했고, USDC 시가총액은 740억 달러(약 98조 6,000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플랫폼에 예치된 평균 USDC는 전분기보다 9% 증가한 150억 달러(약 20조 원)였다.
아울러 자사 암호화폐 직불카드인 ‘원 카드’의 총 사용 금액도 1억 달러(약 1,330억 원)를 돌파했다. 회사는 이 성장의 일부를 올해 제정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GENIUS 법안의 영향으로 해석했다.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코인베이스는 ‘모든 자산이 거래 가능한 통합 거래소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잭스 인베스트먼트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바토시아크는 “지금 코인베이스는 단순 거래소가 아니라,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코인베이스는 실적 호조와 함께 인프라 다각화, 규제 대응, 기관 유치 전략까지 다방면으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번 실적은 단지 일회성 수치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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