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투자자들의 퇴각 조짐이 뚜렷하다. 바이낸스에서 0.1 비트코인(BTC) 이하를 보유한 소액 투자자들의 일일 입금량이 2023년 초 대비 8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애널리스트 다크포스트(Darkfost)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일명 ‘쉬림프’)의 일일 비트코인 입금 평균치가 2023년 초 552 BTC에서 최근 92 BTC 수준까지 크게 하락했다. 이 수치는 약 83%에 달하는 감소폭이다.
이처럼 빠른 감소는 2024년 1월 현물 비트코인 ETF가 출범한 이후 더욱 가속화됐다. ETF 출범 직전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450 BTC 규모의 입금이 이뤄졌으나, 현재는 크게 줄어든 상태다.
다크포스트는 리테일 거래자 입금 급감의 배경으로 세 가지 요인을 들었다. 첫째, 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더 이상 바이낸스 같은 거래소에서 직접 거래하지 않고 ETF를 통해 간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 둘째, 비트코인을 보유한 일부 개미 투자자들이 매도보다 ‘자기 지갑에 보관하고 있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셋째, 과거 꾸준히 매수해온 투자자 중 일부는 이제 보유금액이 0.1 BTC를 넘어 ‘쉬림프’ 범주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시장은 이제 기관 투자자와 기업, 대규모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강세장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흐름으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며 한때 10만 7,133달러(약 1억 7,133만 원)까지 떨어졌고, 이는 24시간 기준 3.2%, 일주일 기준 6.8% 하락한 수치다. 코인게코(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비트코인 가격은 12% 이상 하락하면서, ‘레드 옥토버’라는 별칭이 붙었다.
시장 내 다른 지표들도 경고음을 내고 있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미국 투자자들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ETH) 수요가 약화됐으며, 비트코인 ETF에서는 280 BTC 이상 순유출이 발생하고 이더리움 ETF는 순유입이 거의 정체 상태다. 또 바이낸스 내 CVD 등 모멘텀 지표는 10월 고점 이후 둔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9만 7,000달러(약 1억 7,000만 원)에서 9만 8,000달러(약 1억 7,000만 원) 구간이 주요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며, 추가 하락 시 이 구간 테스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소액 투자자들이 물러난 자리를 대형 보유자들이 채우며 시장은 전환점을 맞고 있다. 거래량 감소와 함께 축적 전략이 강화되는 가운데, ETF라는 새로운 투자 경로의 등장은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