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에크 "비트코인, 디지털 금으로 진화…기관 보유액 261조 돌파"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이 암호화폐 시장의 기준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진화하는 단계에 거의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반에크 디지털 자산 리서치 총괄 매튜 지겔(Matthew Sigel)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4년 주기와 반감기는 장기적인 성장 리듬을 여전히 좌우하고 있다”며, “발행량이 고정되어 있고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구조 덕분에 희소성 서사가 강화되는 동시에 공급이 억제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은 2,100만 개로 제한돼 있으며, 2025년 중반 기준 기관 및 정부 보유 비중은 약 1,960억 달러(약 261조 2,800억 원)에 달한다.

반에크는 이러한 구조 덕분에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및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새로운 ‘거시적 헤지 수단’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지겔은 “비트코인은 정부 정책이나 통화 발행량 증가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이는 기존 법정화폐의 구매력을 갉아먹는 요인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안정성은 가격 상승 측면에서는 제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미 비트코인은 지난 11년간 8차례에 걸쳐 주요 자산군을 능가했으며, 최근 10년 수익률은 무려 35,225%에 달한다. 그러나 이 같은 폭발적인 수익은 대부분 초기 진입자들이 누린 것이며, 지금은 기관 투자자들이 생태계를 주도하면서 변동성은 줄고 구조적인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한편 XRP 기반의 신규 프로젝트 ‘XRP 툰드라(Tundra)’는 비트코인의 가치 저장성에 대비되는 또 다른 미래 모델을 제시한다. 툰드라는 XRP 레저와 솔라나(SOL) 기반으로 구축된 2중 체인 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두 가지 네이티브 토큰인 TUNDRA-S와 TUNDRA-X로 구분된다. TUNDRA-S는 스테이킹과 유틸리티 기능을, TUNDRA-X는 거버넌스와 준비금 관리를 담당한다.

이 생태계는 Cryo Vault라는 스마트 계약 기반 금고 시스템을 통해 최대 연 20%의 고정 수익률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디파이(DeFi)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앙화 플랫폼의 ‘Earn’ 프로그램과 달리, 감사를 거친 스마트 계약으로 보장된 수익 구조다.

현재 프리세일 9단계를 진행 중인 TUNDRA-S는 개당 $0.147(약 197원)에 판매되며, 구매자에게는 TUNDRA-X가 $0.0735(약 99원)의 가치로 무료 제공된다. 두 토큰의 상장가는 각각 $2.50(약 3,355원), $1.25(약 1,677원)로 확정됐다. 지금까지 판매금액은 200만 달러(약 26억 8,400만 원)를 돌파했으며, 사전 참가자들에게는 3만 2,000달러(약 4,295만 원) 상당의 보상도 지급됐다.

툰드라는 보안과 투명성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이버스코프, 솔리드프루프, 프레시코인 등 주요 감사기관으로부터 스마트 계약 및 전체 구조의 검증을 받았으며, 개발팀은 비탈블록(Vital Block)으로부터 전원 KYC(고객신원확인)를 완료했다. 이러한 4중 인증 프레임워크는 XRP 툰드라를 기존 금융 상품과 비견될 만큼 신뢰성이 높은 디지털 자산으로 위치시킨다.

결국 비트코인과 툰드라는 각기 다른 가치를 추구한다. 비트코인은 안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의 ‘앵커’ 역할을 하며, 툰드라와 같은 프로젝트는 높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에게 ‘확정된 수익률’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

2026년을 앞두고 암호화폐 시장은 점점 더 예측 가능한 구조를 중시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이전 주기를 이끌었던 과도한 투기성 기대보다는, 투명하고 감사받는 로직 기반 보상이 새로운 시장 프레임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희소성’만큼이나 ‘검증된 수익성’이 중요해지는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