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10만 달러 붕괴 눈앞…고래·기관 대량 매도에 '약세장' 진입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급락하며 10만 달러(약 1억 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약세장(bear market)’의 시작으로 못박고 있다.

4일(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10만 1,000달러(약 1억 1만 원) 선까지 밀려났으며, 이는 1주일 새 1만 5,000달러(약 1,500만 원) 이상 하락한 수치다. 6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달러 아래로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대규모 매도 압력이 시장을 따라잡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조정도 시장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세콴스 커뮤니케이션(Sequans Communications)은 보유하던 BTC 970개를 매도하며 원리금 1억 8,900만 달러(약 1,89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중 절반을 상환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해당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기존 3,234개에서 2,264개로 줄었다.

크립토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Ali Martinez)에 따르면, 고래 투자자들도 크게 움직이고 있다. 그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고래들이 총 2억 7,200만 달러(약 2,720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일주일 간 시장 전반의 하락 흐름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형성한 셈이다.

비트코인은 지난주 11만 6,000달러(약 1억 1,600만 원)에서 저항에 부딪힌 후 급락하기 시작했으며, 이달 초 들어서도 뚜렷한 반등 없이 11만 1,000달러(약 1억 1,100만 원)에서 다시 밀려났다. 최근 며칠 사이에만 1만 달러(약 1,000만 원)이 넘게 빠지면서 상승 기대를 꺾고 있다.

이달 초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약 20%가량 밀린 비트코인에 대해, 시장 분석 매체 코비시 레터(The Kobeissi Letter)는 공식적으로 ‘약세장 진입’ 판단을 내렸다. 해당 계정은 SNS를 통해 “비트코인은 현재 역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약세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알트코인들도 비슷한 혹은 그 이상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스토리(IP), 앱토스(APT), 카스파(KAS), 오케이비(OKB), 톤(TON) 등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으며, 대표 종목인 이더리움(ETH)은 7%, 솔라나(SOL)는 8.5%, 리플(XRP)은 6%, 바이낸스코인(BNB)은 8% 각각 하락했다.

급격한 하락세와 투자심리 악화로 인해 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 바닥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장을 향후 상승장을 위한 ‘발판’으로 보는 의견도 나오지만, 당장의 하방 압력이 더 크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