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36시간 만에 17% 급락…연초 상승분 전량 반납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이 연중 최고가에서 급락하며 2025년 들어 누적된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24시간 동안 청산된 롱 포지션만 약 11억 달러(약 1조 4,630억 원)에 달하면서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투매 모드’가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이번 하락은 이더리움이 3,300달러(약 439만 원) 아래로 밀리면서 시작됐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3,900달러(약 519만 원)를 웃돌던 ETH는 36시간 만에 3,250달러(약 433만 원) 선으로 후퇴하며 7월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시세가 연초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종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암호화폐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는 자신이 바라보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그는 “3,800달러(약 506만 원) 지지선을 뚫고 추가 하락할 경우 ETH는 2,400달러(약 319만 원) 또는 1,700달러(약 226만 원) 수준까지 차례로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4,000달러(약 533만 원)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

이번 ETH 급락의 여파는 시장 전반에 청산 물결로 번졌다.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하루 동안 34만 명 이상의 레버리지 트레이더가 포지션을 강제 청산당했다. 전체 청산 규모는 13억 달러(약 1조 7,290억 원)에 이르며, 이 중 11억 달러(약 1조 4,630억 원)는 롱 포지션이었다. 특히 HTX(구 후오비)에서는 단일 거래자의 롱 포지션 4,800만 달러(약 639억 원)가 청산되며 하루 최대 손실이 발생했다.

비트코인(BTC) 역시 한때 10만 달러(약 1억 3,330만 원) 아래로 밀렸다. 다만 반등에 성공해 현재는 10만 1,000달러(약 1억 3,463만 원) 근처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는 이를 새로운 약세장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이번 급락은 단순한 조정이 아닌 구조적인 위험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지고 있다. 연초 이후 회복세를 보여왔던 ETH가 다시 하락 추세로 돌아선 만큼, 투자자들의 심리도 한층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