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루된 USD1 논란에 바이낸스 CEO '개입 없었다' 해명

| 서지우 기자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리처드 텡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가 관여한 스테이블코인 ‘USD1’ 선정에 바이낸스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해당 코인은 20억 달러(약 2조 원) 규모의 투자 거래에 사용될 예정으로 논란을 빚었다.

CN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텡 CEO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기반을 둔 투자사 MGX가 바이낸스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하면서 이 거래에 트럼프 일가가 만든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의 USD1을 활용한 것은 MGX 측의 단독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거래에 USD1이 사용된 것은 MGX의 결정이며, 바이낸스는 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해명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전 바이낸스 CEO 챙펑 자오(CZ)를 사면하면서 나타난 일련의 논란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23일 자오를 대통령 권한으로 사면한 뒤, 언론 인터뷰에서 “그를 개인적으로는 전혀 모른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자오에 대해 부당한 기소를 벌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오는 미국 당국과 자금세탁방지 위반 혐의로 벌인 소송에서 43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를 내기로 합의하고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공동 설립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발행한 USD1 스테이블코인이 있다. 에릭 트럼프는 MGX의 바이낸스 투자금이 바로 USD1로 결제될 것이라고 밝혀, 트럼프 일가가 직접적인 수익을 얻게 되는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치적 사면과 거래소 투자, 그리고 특정 스테이블코인의 사용 여부가 얽히면서,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이권 개입’, ‘대가성 정치’ 등 고위층 부패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1억 1,600만 달러(약 1,160억 원)를 탈취한 밸런서(Balancer) 해킹 사건은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정황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온체인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해커는 수 개월에 걸쳐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설계된 정교한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밸런서는 탈중앙화 거래소(DEX)이자 자동화 시장 메이커(AMM) 프로토콜로, 이번 해킹은 대규모 피해 사례로 남게 됐다. 코인베이스의 디렉터 코너 그로건은 해커가 크립토 믹서 서비스 토네이도 캐시를 통해 소량(0.1 이더리움)씩 입금하며 철저히 익명성을 유지해왔으며, 최소 100 ETH(이더리움)가 토네이도 캐시에 저장돼 있던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해킹은 철저한 보안 절차를 따랐다. 실수나 정보 유출이 없었고, 토네이도 캐시에서 매우 오랜 기간 은닉되어 있던 자금일 가능성이 크다”며 고도로 정교한 해커의 소행임을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규모의 자금을 프라이버시 믹서에 보관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도 이 해커의 전문성과 계획성을 뒷받침한다.

한층 정교해진 공격 기법과 긴 잠복기, 그리고 기존 해킹과의 연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보안 시스템에 대한 업계의 근본적인 점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용자 개인정보와 자산 보호를 위한 DEX 생태계 차원의 대응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