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하루새 15% 급락…ETF 자금 1조 유출 속 반전 전망도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이 하루 만에 8억 달러(약 1조 800억 원)의 기관 자금을 잃는 등 암호화폐 시장에 극심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Bitwise)는 비트코인이 올해 말 15만 달러(약 2억 원)를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반전 기대감도 제기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연이은 현물 ETF 자금 유출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5거래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간 가운데, 11월 4일 하루 동안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 5억 7,770만 달러(약 7,707억 원), 이더리움 ETF에서 2억 1,930만 달러(약 2,933억 원)가 유출되며 총 7억 9,700만 달러(약 1조 61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 9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매도세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 맷 호건(Matt Hougan)은 "소셜미디어에는 '크립토 겨울'이라는 말이 다시 돌고 있지만 실제로는 개미 투자자들이 공포에 매도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이런 현상은 강세 전환 직전 나타나는 전형적인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형 자문사나 펀드 및 ETF 운용사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트와이즈는 현재 시장 상황을 2020년 추세 전환 직전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내년 연말 비트코인 가격 전망치로 보수적으로는 12만 5,000~13만 달러, 낙관적으로는 15만 달러를 제시했다. 이들 수치는 전략가 마이클 세일러와 궤를 같이하는 수준이다.

한편, 리플(XRP)은 미국 내 첫 수익형 ETF 상장을 성사시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 앰플리파이(Amplify)가 출시한 'XRPM'이라는 티커의 이 ETF는 미국 예탁결제원(DTCC)에서 등록을 마쳤다. 해당 ETF는 XRP를 기반으로 월 수익률 약 3%를 추구하는 커버드 콜 전략형 구조로 설계됐다. 주식형 ETF에서나 볼 수 있던 간접 수익 구조가 처음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도입된 셈이다.

ETF 상장이 본격화되면 XRP는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더불어 현물 및 파생 ETF 인프라를 함께 갖춘 몇 안 되는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기관 수요 둔화에 대한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분석가 찰스 에드워즈는 "7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관 매수세가 일일 채굴량보다 떨어졌다"며 분산 매매가 쌓이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는 기관 자금 유입세가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선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려 있다. 해당 지지선을 지키지 못할 경우 9만 3,000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으며, 반등 시 최대 11만 2,0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더리움은 3,300달러 선이 관건이며, XRP는 2.50달러 돌파 여부에 따라 추세 전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번 주말까지의 장세가 단기 조정에 머무를지, 아니면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전개될지를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