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 달러 수익도 한순간…고배율 레버리지, 베테랑 트레이더 7인 청산시켰다

| 손정환 기자

당신의 거래 전략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등장했다. 일곱 명의 대형 암호화폐 트레이더들이 모두 한 가지 공통된 이유, 바로 ‘고배율 레버리지’ 때문에 전재산에 가까운 손실을 본 것이다.

최근 온체인 데이터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은 수천만 달러에서 8,000만 달러(약 1,08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기록하던 유명 트레이더들이 고배율 레버리지 거래로 인해 청산당한 전례를 공개했다. 이들은 단순히 초보 투자자가 아닌, 수년간 시장에서 활약해온 베테랑급 참여자들이었다.

레버리지란 원금보다 훨씬 큰 금액을 빌려 거래하는 방식으로, 수익뿐 아니라 손실도 곱절로 확대된다. 50배에서 100배에 달하는 고배율을 설정할 경우, 암호화폐의 가격이 아주 조금만 움직여도 포지션 전체가 청산될 수 있다. 이는 코인 시장처럼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는 매우 흔한 일이다.

보고서는 고배율 거래가 단순한 투자 활동을 넘어 ‘도박’의 성격을 띠게 만드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초기 수익이 실력이 아니라 운일 가능성이 높다는 착각 속에서 투자자들은 잦은 반복 거래와 자금 확대에 나서게 되고, 결국 시장의 조정 한 번에 전액을 잃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레버리지의 위험성은 심리에도 뚜렷한 영향을 준다. 수익에 취한 상태에서는 손실 가능성을 간과하거나, 매매 방향이 틀렸음에도 버티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는 객관적 분석이나 리스크 관리를 마비시키고, 투자자를 ‘승부의 늪’으로 끌고 들어간다.

실제로 보고서에 등장한 트레이더들은 과거 높은 수익을 거둬 타인의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변동성에 휘말려 큰 손실을 봤다. 이 과정에서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바이낸스 같은 거래소는 포지션 청산으로 인한 수수료 수익만 남겼고, 손해는 온전히 트레이더가 감당해야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경험 많은 트레이더일수록 과도한 자신감에 빠지기 쉽다고 경고했다. 수익률이 높을수록 공격적인 레버리지에 손을 대며 스스로 ‘불패 신화’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버리지는 실력과 무관하게 불확실성을 확대하며, 하나의 ‘블랙스완 이벤트’로 수년간의 수익이 모두 사라질 수도 있다.

결국 고배율 레버리지는 이익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장점 뒤에, 그보다 훨씬 더 큰 손실이라는 그림자가 존재한다. 투자자는 이를 단기 수익의 수단이 아닌, 치명적인 위험 요소로 인식하고 신중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