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리서치, 비트코인 목표가 12만 달러로 '대폭 하향'…레버리지 청산 여파 분석

| 손정환 기자

미국 최대 가상자산 투자사 중 하나인 갤럭시 리서치(Galaxy Research)가 내년 말 비트코인(BTC)의 목표가를 기존 18만 5,000달러(약 2억 4,050만 원)에서 12만 달러(약 1억 5,600만 원)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10월 발생한 대규모 급락 사태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 주된 이유다.

지난 10월 10일 발생한 플래시 크래시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쳐 대규모 청산을 유발했고,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한 포지션들이 연쇄 청산되며 단시간 내 큰 폭의 하락을 초래했다. 이 같은 ‘청산 도미노’는 시장 약세를 심화시켰고 회복세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갤럭시 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가총액 상위 100개 암호화폐 중 72개가 여전히 사상 최고가 대비 50%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고래들의 매도, 인공지능(AI)·금·스테이블코인 등으로의 자금 이동, 비트코인 기반 기업들의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갤럭시 리서치는 비트코인이 이제 ‘성숙기(maturity era)’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흡수, 패시브 자금 유입, 낮은 변동성 중심의 시장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이유다. 특히 약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선 이상을 지켜낸다면, 지난 3년간 이어진 상승장은 여전히 구조적으로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코인베이스 인스티튜셔널은 10월의 급락을 ‘사이클의 정점’이 아니라 오히려 건강한 ‘리셋’으로 해석했다. 불필요한 레버리지가 제거되었고 펀더멘털은 건재하며, 기관 자금의 점진적인 재유입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EVM 기반 체인, 실물자산(RWA), 수익률 프로토콜 등이 ‘스마트 자금’의 주요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위험 감수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갤럭시 디지털 CEO 마이크 노보그라츠도 유사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장기 강세장의 일부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지만, 이는 중장기적으로는 건강한 조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말까지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교체 가능성에 주목하며, 좀 더 온건한 통화정책이 향후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상승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높은 변동성과 매도 압력 속에 놓여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기초 체력 다지기’ 단계로 보고 있다. 비트코인이 구조적 지지선을 지켜내고 있는 한, 다음 상승장을 준비하는 시간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