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실현이익 240% 급등…‘호재 무색’ 차익 매도로 가격 9% 하락

| 손정환 기자

XRP 투자자들이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관련 지표가 240%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잇따른 호재에도 불구하고 XRP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시장의 반응이 냉담한 상황이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에 따르면, 최근 XRP의 ‘실현 이익(realized profit)’ 지표가 지난 9월 말부터 현재까지 240% 급등했다. 이 지표는 투자자들이 실제로 매도 후 실현한 이익을 측정하는 것으로, 가격 상승기보다는 이번처럼 하락세에도 차익 실현이 이어졌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XRP 가격은 9월 말 3.09달러(약 4,032원)에서 현재 2.29달러(약 2,989원)까지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하루 평균 실현 이익 규모는 6,500만 달러(약 866억 원)에서 2억 2,000만 달러(약 2,932억 원)로 증가했다. 이는 장기 보유자들이 더 이상 상승을 기대하지 않고 현금화에 나섰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글래스노드는 앞서 10월 말에도 고참 투자자들이 XRP를 대거 매도하기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보유자들의 차익 실현 러시는 과거 가격 반등과 맞물렸던 흐름과는 반대되는 양상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하락 국면에도 불구하고 리플은 다양한 호재를 쏟아냈다는 사실이다. ‘리플 스웰’ 행사에서는 나스닥 CEO 아데나 프리드먼, 미국 디지털자산 고문인 패트릭 윗 등이 연사로 나섰고, 리플은 5억 달러(약 6,665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암호화폐 커스터디 기업 팔리세이드 인수, 마스터카드와의 협업 등 굵직한 소식을 연달아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프랭클린템플턴을 포함한 ETF 발행사들이 현물 XRP ETF를 위한 자료(S-1)를 업데이트했지만, 이 같은 낙관적 신호는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현재 XRP는 코인게코(CoinGecko) 기준 2.29달러(약 2,989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주 대비 약 9% 하락했다.

주요 호재에도 불구하고 강한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XRP는 강세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내 매수 심리가 약화됐고, 단기적으로는 추가 약세 압력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XRP가 반등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실현 이익 흐름의 둔화와 함께 매도세 진정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