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ETF, 이번 주 출시 유력…DTCC '활성 등재'로 현실화 단계 진입

| 서지우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첫 현물 리플(XRP)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번 주 출시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예탁결제청(DTCC)이 다섯 개의 XRP ETF를 '활성 목록(active roster)'에 등재하며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DTCC는 미국 증권 결제와 정산을 총괄하는 핵심 기관으로, ETF 발행 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사전 등록 절차를 담당한다. 따라서 이번 XRP ETF 상장 예고는 SEC 승인을 받기 전 마지막 단계 중 하나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등재된 ETF는 '비트와이즈 XRP ETF(XRP)', '프랭클린 템플턴 XRP 트러스트(XRPZ)', '21셰어스 XRP ETF(TOXR)', '캐너리 캐피털 XRP ETF(XRPC)', '코인셰어스 XRP ETF(XRPL)' 등이다. 이 가운데 일부는 최근 S-1 등록서류를 수정해 '지연 조항(delaying amendment)'을 삭제하고, 승인 즉시 발효되는 조항을 삽입하며 출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캐너리 캐피털의 CEO 스티븐 맥클러그는 “당사 XRPC ETF는 빠르면 다음 주 출시될 수 있다”고 밝혔고, 프랭클린 템플턴과 21셰어스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세 번째 수정안을 제출했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에 따르면, 21셰어스의 서류는 20일 내 효력 발생이 가능해 11월 중 출시될 수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 정부 셧다운 해소와도 맞물려 있다. 정치 교착으로 지연되던 규제 검토 작업이 재개되면서, ETF 승인 절차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노바디우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네이트 제라치는 “정부 셧다운 종료는 곧 현물 ETF의 물꼬가 트인다는 의미”라며, 이번 주 안에 XRP ETF가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번 XRP ETF 추진은 리플과 SEC 간 5년간 이어졌던 법적 공방이 지난 8월 마무리된 이후 규제 분위기가 우호적으로 바뀐 첫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비트와이즈의 최고투자책임자 매트 하우건은 “XRP ETF는 몇 달 안에 수십억 달러(수조 원) 규모의 투자 상품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솔라나(SOL)와 비트코인(BTC) 현물 ETF의 성공 사례를 거론했다.

XRP ETF 상장이 현실화된다면, 비트코인·이더리움(ETH)에 이어 또 하나의 주요 알트코인이 제도권 투자 상품 대열에 오르게 된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화 흐름을 더욱 가속할 수 있는 상징적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