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FTC, 레버리지 현물 암호화폐 상품 출시 추진…내달 출시 가능성

| 서지우 기자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레버리지 기반 현물 암호화폐 상품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당국은 빠르면 다음 달부터 미국 내 규제된 거래소에서 해당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다.

CFTC의 캐롤라인 팜(Catherine Pham) 위원장 대행은 현지 시간 5일 직접 SNS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팜은 현재 규제 승인을 받은 미국 내 암호화폐 거래소들과 함께 레버리지를 활용한 현물 암호화폐 상품 출시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조속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연방정부 셧다운 상황 속에서도 관련 업계와 면담을 지속해왔으며, 레버리지 기반 상품의 가이드라인도 검토 중임을 덧붙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8월 CFTC가 규제 등록을 마친 거래소에서 ‘현물 암호화폐 계약(spot crypto asset contracts)’ 거래를 허용하기 위한 기초 작업에 착수한 이후의 연장선이다. 당시 CFTC는 레버리지, 마진, 또는 신용 거래를 포함한 소매 상품 거래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진행했다.

레버리지 기반 상품은 자산을 실제로 인도하지 않는 거래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CFTC의 관할 대상이다. 미국 연방 관보에 따르면, 소매 투자자가 레버리지나 마진, 또는 대출을 활용해 상품을 거래하는 경우, CFTC 규제가 적용된다. 단, 계약 체결 후 28일 이내에 실물 자산 인도가 이루어질 경우에만 예외가 인정된다. 이 같은 규정에 따라, 당국이 준비 중인 암호화폐 상품도 거래 기간이 28일 이내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레버리지 기반 현물 암호화폐 상품은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에게도 더 큰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시장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동시에 변동성 확대와 투자자 보호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CFTC의 심사 기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제안은 미 정부 셧다운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적 접근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셧다운은 의회가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못해 연방정부 운영이 사실상 멈춰서는 상황이다. 이번 셧다운은 10월 1일부터 시작됐으며, 최근 상원에서 예산안을 논의하면서 종료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당국이 디지털 자산을 기존 금융 상품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규제 프레임을 가다듬고 있는 가운데, 이번 CFTC의 행보는 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가 명확해질수록 장기적으로는 투자자 신뢰와 제도권 유입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