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미결제약정 125억 달러 돌파…파생상품 중심 '투기장' 급부상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이 사상 최대 거래량과 미결제약정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투기’ 성향이 지배적인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바이낸스를 포함한 중앙화 거래소에서의 ETH 거래량은 2025년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바이낸스에서는 올해 ETH 파생상품 및 고빈도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연간 거래량이 6조 달러(약 8,100조 원)를 넘어섰다. 이는 이전 시장 사이클 당시 수치의 2~3배 수준이다.

이 같은 흐름은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올해 8월 기준, 바이낸스의 ETH 미결제약정은 125억 달러(약 168조 7,500억 원)에 도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1월, ETH가 사상 최고가를 눈앞에 뒀던 시점의 25억 달러(약 33조 7,500억 원)와 비교하면 무려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크립토퀀트는 “ETH 시장의 현재 사이클에서는 스팟(현물) 거래보다 파생상품 거래가 압도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시장 구조가 이처럼 투기적으로 기울수록 가격의 변동성도 커지고, 안정성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시장 구조 속에서 ETH 가격은 단기적으로 중대한 기술적 저항선에 다가서고 있다. 애널리스트 테드 필로우스는 ETH가 일일 종가 기준으로 3,700달러(약 501만 원)를 넘길 경우 4,000달러(약 542만 원)까지의 추가 랠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 수준에서 저항을 받을 경우 단기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하방 지지선에 대해서는 분석가 알리 마르티네즈가 세 가지 주요 구간을 제시했다. 2,866달러(약 388만 원)가 우선적인 방어선이며, 압력이 심화될 경우 2,528달러(약 342만 원)까지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장기 지지선은 1,789달러(약 243만 원)로, 과거 수요가 집중됐던 구간이기도 하다.

현물보다 파생상품 중심으로 재편된 이더리움 시장은 한편으로는 유동성과 참여를 높이는 요인이 되지만, 반대로 과도한 레버리지와 투기 심리를 노출시키는 리스크도 내포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