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블, 테더와 손잡고 AI 인프라 기업 노던데이터 1조 원 인수

| 민태윤 기자

동영상 플랫폼 럼블(Rumble)이 인공지능(AI) 인프라 기업 노던데이터(Northern Data) 인수를 공식화했다. 이 인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Tether)와의 협업 아래 이뤄졌으며, 암호화폐 업계의 AI 확장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럼블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노던데이터와의 ‘비즈니스 결합 계약’을 발표하며, 테더와 공동 설립한 합작 법인을 통해 지난 8월부터 이 건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인수는 약 7억 6,700만 달러(약 1조 267억 원)에 달하는 주식 거래 형태로 진행된다.

테더는 2024년 12월 럼블에 7억 7,500만 달러(약 1조 368억 원)를 투자하면서, ‘표현의 자유’와 ‘금융 자유’라는 플랫폼 철학에 공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CEO는 “중앙 집중화되고 검열에 취약한 빅테크에 대응해,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동일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도이노는 이번 3분기 럼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 직접 참여해, 테더가 노던데이터 인수와 관련해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비스 구매 계약 1억 5,000만 달러(약 2,009억 원), 광고 계약 1억 달러(약 1,339억 원)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테더가 AI 인프라에 전략적으로 베팅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럼블의 크리스 파블로브스키 CEO는 테더 투자 이후 유튜브 시장 점유율을 공략할 계획도 시사한 바 있다. 현재 럼블의 주가는 최근 5일 사이 약 7.6% 상승해 6.42달러(약 8,593원)를 기록중이다.

이번 딜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AI 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M&A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흐름과 맞닿는다. 앞서 2025년 1월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는 AI 사기탐지 스타트업 알테리아(Alterya)를 1억 5,000만 달러(약 2,009억 원)에 인수했다. 또 비트코인(BTC) 채굴 기업 MARA홀딩스는 2025년 8월 프랑스 클라우드·AI 인프라 기업 엑사이온(Exaion) 지분 64%를 1억 6,800만 달러(약 2,250억 원)에 확보했다.

암호화폐와 AI라는 두 기술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테더를 비롯한 주요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은 향후 전체 시장의 방향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 인프라를 둘러싼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블록체인 기반 자유 플랫폼이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