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보유자들 사이에서 매도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장기 보유자들의 ‘실망 매도’가 최근 가격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기관과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는 지속적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어, 시장 내 수급 불균형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크리스 쿠이퍼(Chris Kuiper) 피델리티 디지털자산 리서치 총괄은 최근 데이터를 인용해 “비트코인을 1년 이상 보유한 장기 홀더들이 주요 매도 주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장기 보유자들이 대규모로 매물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매도에 나서는 양상”이라며, 급격한 시장 이탈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매도로 돌아선 배경엔 기대에 못 미친 비트코인 가격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 쿠이퍼는 “10월과 11월에 전통적으로 상승세가 강했던 계절적 패턴이 올해는 작동하지 않았다”며 “연말을 앞두고 차익 실현과 세금 및 포트폴리오 조정을 이유로 매도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긍정적인 펀더멘털과 부진한 가격 사이의 괴리가 장기 보유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떠받치고 있는 긍정적 수급 흐름도 존재한다. 블룸버그의 에릭 발추나스(Eric Balchunas)는 “ETF와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수요일 하루 동안 비트코인 ETF로 약 5억 달러(약 673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관 수요는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일정 부분 완충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새뮤얼 모우(Samson Mow)는 최근 비트코인을 매입한 개인 투자자들이 저조한 수익률에 실망해 재빨리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위 'OG(오리지널) 투자자’의 대량 매도 루머가 퍼지면서 신규 매수자들까지 연쇄적으로 투매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장기 보유자들의 현명한 차익 실현과 기관 자금의 유입이 맞물리며 비트코인 시장은 단기적으로 혼조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향후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를 움직일 수 있는 명확한 반등 동력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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