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10만 6,000달러 돌파 실패…장기보유자 움직임에 심리 악화

| 민태윤 기자

비트코인(BTC)이 최근 몇 주간 10만 6,000달러(약 1억 600만 원) 위 가격대를 꾸준히 넘지 못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정체되고 있다. 반면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불과 1% 못 미치는 수준까지 오르며 위험자산 전반의 상승 흐름은 여전한 모양새다. 금 또한 최근 하락분을 회복하며 사상 최고가의 4%(약 175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은 비트코인의 부진한 흐름에 대해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 중 한 가지는 장기 보유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최근 수면 아래 있었던 대규모 비트코인 지갑 일부가 거래소로 자산을 옮기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장기적인 신뢰 약화를 시사할 수 있는 신호로, 퀀텀 컴퓨팅(양자컴퓨터) 기술의 발전이 암호화폐 보안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와 맞물리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비트코인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이 상당히 강하게 나타났음에도 가격 회복력은 기대에 못 미쳤다. 오히려 일부 트레이더들은 익명성이 강화된 ‘프라이버시 코인’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제트캐시(Zcash, ZEC)와 디크레드(Decred, DCR) 같은 코인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종목은 최근 빠른 상승세를 보이며 자금이 일부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이처럼 비트코인 가격이 전반적인 투자심리 회복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못하는 데에는 암호화폐 시장 고유의 불확실성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요인들이 비트코인이 다시 11만 2,000달러(약 1억 1,200만 원)를 상회하는 흐름을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