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이후 글로벌 금 시장 버블을 경고해온 피터 시프가 이번엔 암호화폐 시장을 다시 겨냥했다. 그는 USDC 발행사 서클(Circle)의 주가 급락을 사례로 들며 ‘암호화폐 거래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최근 피터 시프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서클이 71% 하락한 것은 더 큰 하락장의 서막일 뿐”이라며 “CRCL 주식을 이제라도 팔지 않으면 투자자들도 곧 손실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클은 올해 6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후, 한때 주당 300달러(약 40만 5,000원)까지 치솟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초기공모가 대비 1,000%에 달하는 상승률이었다.
하지만 이후 4개월 만에 주가는 급격히 하락했고, 현재는 86.3달러(약 11만 6,000원)선까지 밀려났다. 특히 11월 들어서만 주가가 32% 급락해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하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 수준을 넘어 시장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프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등 특정 코인을 넘어서 이제는 암호화폐 산업 전반이 '투기성 자산에 불과하다'는 기존의 주장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USDC처럼 실물 달러에 의해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조차도 신뢰할 만한 투자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시장은 올해 들어 ETF 승인 이슈부터 대형 거래소의 규제 충돌, 미국 대선 리스크 등으로 인해 높은 변동성을 노출해 왔다. 이 가운데 암호화폐 업계 주요 기업의 상장 성적마저 흔들리자 시프의 경고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클의 수익모델, 장기 성장성 등을 고려하면 단기 하락만으로 시장 전반을 단정하긴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시초가 대비 주가는 여전히 150%가량 상승한 상태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때 이번 서클 하락 사례는 암호화폐 산업의 ‘본질 가치’에 대한 물음을 다시 제기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가격 급등에 가려진 펀더멘털의 한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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