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리플(XRP)은 올해 들어 가장 강한 ‘공포 심리’에 휩싸였고,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도 투자 심리가 눈에 띄게 위축됐다.
온체인 분석 기업 샌티먼트(Santiment)에 따르면 최근 암호화폐 관련 소셜미디어 상에서 투자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침체됐으며, 특히 XRP는 긍정적인 언급 비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XRP가 맞이한 ‘가장 극심한 불안 국면’으로 해석된다.
샌티먼트는 과도한 투자자 비관론이 되레 시장 저점을 알리는 ‘역발상 시그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중의 감정이 극단적으로 부정적으로 치닫는 국면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고, 이때 대형 투자자들이 저가에 매집하며 향후 반등을 준비하는 흐름이 반복되어 왔다는 설명이다.
현재의 부정적 정서는 주요 코인들이 기술적 저항 수준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점과 맞물린다. 비트코인은 10만 4,000달러(약 1억 4,000만 원) 부근에서 강한 저항에 직면했으며, 반등 실패 시 10만 달러(약 1억 원) 재돌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더리움은 일시적으로 3,500달러(약 475만 원)를 회복했으나 안정적인 상승세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XRP는 미 증시에 상장된 미국 최초의 현물 ETF 상장을 맞이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TF 상장 호재에도 불구하고 심리가 위축된 것은 단기적인 ‘재료 소진’ 우려 때문이다. 실제 일부 전문가는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다’는 전형적인 매도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XRP의 주간 수익률은 8%를 웃돌고 있으며, 현재 약 2.50달러(약 3,375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사상 최고가인 3.65달러(약 4,928원) 대비 여전히 약 31%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2.41달러(약 3,249원) 지지선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피보나치 되돌림 지점으로, 이 지원선이 무너지면 2달러(약 2,700원) 수준까지 추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기초 체력 측면에서는 낙관론도 있다. 바이낸스를 포함한 주요 거래소 내 XRP 보유 물량은 거의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었고, ETF 유입 자금 규모도 최대 80억 달러(약 1조 8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공급 쇼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궁극적으로 XRP 가격의 향방은 두 가지 축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TF 상장이라는 구조적 호재와 함께, 단기 심리에 지배되는 매도 압력이 어떤 방향으로 무게를 싣느냐에 따라 변동성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은 현재 공포와 펀더멘털 간의 균형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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