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32년 만에 마지막 1센트짜리 동전, ‘페니’를 주조하면서 역사적 전환점을 맞았다. 생산 단가가 액면가의 3.7배에 달하는 등 비효율성이 극심해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미국 재무부가 오는 2026년을 목표로 주조 중단 계획을 세웠지만, 제작 금형이 조기에 소진되면서 이르면 2024년 6~9월 사이 마지막 페니가 필라델피아 조폐국에서 생산됐다.
한 개에 약 3센트(약 40원)의 비용이 드는 페니는 더 이상 경제적으로 유지할 수 없는 화폐가 됐다. 다만 지금까지 유통된 2,500억 개 이상의 페니는 여전히 법정통화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영향이 크다. 리버(River)의 CEO이자 비트코인(BTC) 금융 서비스 기업가인 알렉산더 레이시먼은 “인플레이션이 페니를 무용지물로 만들었고, 동시에 사토시(비트코인의 최소 단위)는 매년 더 실질적인 의미를 가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법정화폐의 구매력이 갈수록 약화되면서, 이와 대조적으로 공급이 제한된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총 공급량이 2,100만 개로 한정돼 있으며, 이로 인해 시간이 흐를수록 희소성과 가치가 증가하는 구조다. 경제학자이자 암호화폐 지지자인 사이페딘 아모우스는 “기술 발전은 생산 효율성을 높여 제품 가격을 낮추지만, 법정화폐는 끊임없이 공급이 증가해 이를 상쇄하고 결국 물가가 오르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즉, 우리가 소비재와 자산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느끼는 건 화폐의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며, 만약 같은 재화들이 비트코인처럼 공급이 제한된 ‘경화(hard money)’ 기준으로 가격이 매겨졌다면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은 낮아졌을 거라는 해석이다.
이번 페니 퇴장은 단순한 동전 하나를 넘어서, 법정화폐에 대한 신뢰 약화와 대안 통화로서의 비트코인 역할 확대 논의를 자극하고 있다. ‘작은 변화’에서 시작된 이 흐름이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연쇄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