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ETF 상장·로빈후드 입점에 급등…온체인 지표도 긍정 신호

| 손정환 기자

리플(XRP)이 11월 들어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분석가들은 미국 최초의 스폿 XRP 상장지수펀드(ETF) 출범을 비롯해 수급 상황과 온체인 지표 등을 근거로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리플의 기업용 송금 토큰인 XRP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을 받아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개시한 'XRPC ETF' 출시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이 ETF는 캐너리 캐피털이 출시한 상품으로, XRP 가격을 실시간으로 추종하는 첫 정식 상장 ETF다. 일반 주식처럼 브로커 계좌를 통해 손쉽게 거래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접근성과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여기에 미국 핀테크 플랫폼 로빈후드가 XRPC를 공식 상장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관심도 급격히 높아졌다. 이 같은 제도권 진입과 편의성 강화는 XRP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온체인 지표도 우호적이다.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최근 수 주 동안 XRP의 중앙화 거래소 유출이 유입보다 많았다. 이는 투자자들이 토큰을 장기 보유 목적으로 외부 지갑으로 옮기고 있음을 시사하며, 단기 매도 압력이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네트워크 활동도 활발하다. 최근 하루 평균 송금 건수가 100만 건에 달했고, 거래량은 일일 200만 건을 넘나들었다. 특히 지난 11일 하루에만 신규 생성 계정이 1만 3,000개를 돌파하며,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XRP 생태계가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매도세도 존재한다. 거대 투자자, 즉 ‘고래’들은 최근 한 달간 약 14억 개의 XRP를 시장에 매도했으며, 이는 현재 시세 기준 약 35억 달러(약 4조 6,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러한 대량 매도는 XRP의 유통량 증가로 이어져 향후 수요가 따라오지 못할 경우 가격 조정 가능성을 높인다.

결국 XRP의 향후 움직임은 ETF를 중심으로 한 제도권 진입 효과가 실제 수요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고래 매도의 영향을 시장이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 현재까지는 긍정과 부정의 신호가 엇갈리지만, 분명한 것은 XRP가 다시 시장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