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BTC 97,000달러 붕괴…트럼프 반등 효과도 2일 천하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97,000달러(약 1억 3,483만 원) 아래로 급락하면서 시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요 기술 분석가는 하락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미국 국민에게 최소 2,000달러 규모의 ‘관세 환급 수표’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직후 107,000달러(약 1억 4,875만 원)를 돌파했다. 이 발언은 미국 정부 셧다운 조기 해제 가능성을 시사하며 일시적인 반등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 같은 낙관론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틀 만에 가격은 103,000달러(약 1억 4,313만 원)까지 하락했고, 수요일엔 105,000달러(약 1억 4,595만 원)로 소폭 회복했다가 목요일 시장에서 매도 압력이 거세지며 급락세로 전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 정부 재개 법안에 서명하자 비트코인은 반짝 반등했지만, 이내 상승폭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가격은 다시 97,000달러 아래로 내려앉으며, 5월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위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명 테크니컬 분석가 ‘닥터 프로핏(Doctor Profit)’은 비트코인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90,000~94,000달러(약 1억 2,514만~1억 3,077만 원) 구간 도달이 임박했다”라며, 하락장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알트코인들도 줄줄이 급락세를 보였다. 에이브(AAVE), 에테나(ENA), 렌더(RENDER), 수이(SUI), 페페(PEPE), 체인링크(LINK)는 모두 12% 이상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코인들도 흔들리며, 이더리움(ETH)은 11% 넘게 빠져 3,200달러(약 44만 3,200원) 밑으로 내려갔다.

파생상품 시장 역시 크게 타격을 입었다. 암호화폐 분석 사이트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하루 기준 청산 규모는 총 11억 달러(약 1조 5,312억 원)에 달했다. 이 중 롱 포지션 청산이 9억 6,600만 달러(약 1조 3,437억 원)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단일 최대 청산은 HTX 거래소에서 발생한 4,429만 달러(약 616억 원) 규모였다. 하루 동안 청산된 트레이더 수는 24만 명을 넘겼다.

급격한 하락의 배경에는 대외적인 호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메시지가 단기적 기대감을 부추겼지만, 투자 심리는 여전히 불안정한 상황이다. 비트코인이 향후 90,000달러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시장 우려는 당분간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성향을 더욱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