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 가격이 14일(현지시간) 하루 새 9% 가까이 급락하며 약 2.30달러(약 3,002원)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나스닥에 첫 현물 ETF가 출시되며 기대감을 모았던 리플이었지만, 막상 상장 후 ‘뉴스에 팔라(sell the news)’는 속설처럼 되레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이번 하락은 전체 암호화폐 시장 급락과 맞물려 발생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2,000억 달러(약 260조 원) 증발했으며, XRP 역시 여기에 영향을 받았다. 다만 리플 ETF 상장 직전부터 고래 투자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시장 연동 하락 이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크립토포테이토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반대하지 않으면서 캐너리 캐피탈의 ‘XRPC ETF’가 정식으로 나스닥에 상장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ETF는 XRP 자산에 100% 연동된다. 첫날 거래량만으로도 솔라나(SOL)의 역대 ETF 상장 거래량 기록을 넘어서는 등 데뷔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상장 직전부터 이상 징후가 있었다. 체인상 데이터를 보면, XRP가 바이낸스 거래소로 대거 유입되며 매도세 전환 신호가 관측됐다. 보통 고래 지갑에서 거래소로 자금을 이동하는 것은 매도를 준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약 14억 개 XRP가 고래 지갑에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적으로 매도 압력을 키울 뿐 아니라 개미 투자자들이 추가 하락을 우려해 따라 파는 매도 연쇄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인공지능 거래모델들이 상장 자체가 단기 상승보단 ‘뉴스 이후 급락’ 흐름으로 이어질 것을 사전에 경고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리플은 상장 이슈가 모멘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며 단기 조정을 맞은 셈이다. XRP 가격은 전날 2.52달러(약 3,288원)에서 2.28달러(약 2,975원)까지 급락했다. 다만 다행히 현재는 과거 지지선 역할을 했던 2.20달러(약 2,860원) 부근에서 매수 벽이 형성되며 반등의 가능성도 나타나고 있다.
ETF 출시는 분명 리플 프로젝트엔 상징적인 이정표지만, 시장 반응은 차갑게 돌아섰다. 암호화폐 시장이 아직은 실적보다는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을 다시금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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