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트코인 강세 기대 꺾였다…리플·도지코인·시바이누, 호재에도 나란히 하락

| 손정환 기자

리플(XRP), 도지코인(DOGE), 시바이누(SHIB) 등 주요 알트코인이 최근 극심한 변동성을 겪고 있다. 리플은 ETF 상장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급락세를 보였고, 도지코인은 고래(대규모 투자자)들의 매집에도 하락했다. 시바이누는 실사용 사례 확대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이 미미했다.

먼저 리플의 경우, 11일 약 2.60달러(약 2,600원)까지 상승했다가 하락 반전했다. 이는 미국에서 카나리 캐피털이 출시한 XRP 현물 ETF가 투자자 기대를 자극했지만, 실제 거래가 개시된 13일 이후 가격이 2.28달러(약 2,280원)까지 떨어진 ‘재료 소멸 매도(Sell-the-News)’ 현상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 몇 주 사이 14억 개 XRP가 시장에 풀리며 추가 하락 압박을 가했다. 현재 XRP는 전일 대비 9% 하락했고, 여름 최고가 3.65달러(약 3,650원) 대비 큰 폭으로 밀렸다.

다만 기술 분석가 일부는 향후 상승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 X(前 트위터) 사용자는 XRP가 ‘컵앤핸들’ 패턴을 완성 중이라며, 2025년 연말까지 최대 5달러(약 5,000원)까지 오를 여지를 제시했다.

도지코인은 하루 만에 8% 빠지며 0.16달러(약 160원)선까지 후퇴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와중에도 고래들의 매수세가 활발하다는 점이다. 지난 2주 간 도지코인 고래들은 총 47억 2,000만 DOGE를 매집했다. 이는 전체 유통량의 약 21%인 324억 DOGE에 해당한다. 이 같은 누적 매수는 잠재적인 가격 반등의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유통 물량이 감소하면 수요가 일정 수준만 유지되어도 가격 상승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면 시바이누는 ‘Unity Nodes(유니티 노드)’와의 제휴를 통해 실사용 확대를 노렸지만, 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 파트너십은 SHIB를 활용해 노드를 구매하거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실질적 효용성’ 제공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SHIB 가격은 이번 주 기준 2%가량 하락하며 약 0.00000911달러(약 0.009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시바리움의 저조한 활동과 자체 지갑 보관 대신 중앙화 거래소로의 전환 증가도 SHIB의 향후 전망에 부정적인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XRP와 DOGE, SHIB의 흐름은 ‘단기 호재가 반드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시장에서는 기대감보다 현실적인 수급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