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이 최근 비트코인(BTC) 가격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며 대규모 매집에 나섰다. 시장 혼란 속에서 겨냥된 4,000 BTC 이상이 단 9시간 만에 이동됐으며, 그 규모는 약 4억 500만 달러(약 547억 원)에 달한다.
크립토 유동성 공급업체 컴벌랜드, 갤럭시디지털, 코인베이스 등이 이 매수 흐름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산 운용사 앵커리지디지털로 각각 수백 비트코인 규모의 자산을 전송했다. 예컨대 갤럭시디지털은 약 1,500 BTC, 코인베이스는 500 BTC 단위로 다수의 전송을 거쳤고, 컴벌랜드는 81.9 BTC를 옮겼다. 이들 자산은 거래소가 아닌 커스터디 지갑으로 이동된 것으로, 투기성 거래가 아니라 전략적 장기 보유 또는 기관 담보 자산화 목적의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기관 투자 흐름은 개인 투자자들의 패닉 매도와는 상반된 양상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10만 달러(약 1억 3,530만 원) 지지선이 붕괴되며 9만 6,000달러(약 1억 3,008만 원) 선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과도한 레버리지가 정리되며 차트상 일부 하락 쐐기 패턴을 깨뜨렸고, RSI(상대강도지수)는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약세 흐름에도 기관 매집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시장의 단기 부정적 반응과 달리, 실질 자금이 하락 구간 최저점 근처에서 유입된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기관 존버 전략의 대표적인 창구인 앵커리지가 조 단위 규모의 유입을 받았다는 사실은 이들이 이번 하락을 단기 조정이 아닌 ‘할인된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그레이스풀한 매수세가 실제 바닥신호인지는 아직 확정하기 어렵지만, 구조적 괴리는 분명 존재한다. 과거에도 이같은 리테일-기관 간 흐름 차이는 종종 강한 반등의 전조로 작용했다.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하더라도, 진정한 투자자들은 장기적 사이클을 보고 물밑에서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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