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옵션 약 228,000건, 금액 기준 약 7억 3,000만 달러(약 9,855억 원) 규모가 일제히 만기 도래하면서 시장이 다시 흔들렸다. 최근 3개월 연속 하락 중인 이더리움에 추가적인 압박이 작용한 셈이다.
옵션 분석업체 그릭스닷라이브(Greeks.live)에 따르면, 이번 옵션 만기 가격은 '최대 고통 지점(max pain)'인 3,475달러(약 468만 원)로 확인됐다. 옵션 시장에서 최대 고통 지점은 옵션 매수자들이 가장 많은 손실을 보는 수준이다. 이번 만기도래는 비트코인(BTC) 옵션 39억 5,000만 달러(약 5조 3,287억 원) 규모의 만기와 겹치며 시장 전반의 하락세를 심화시켰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심리적 지지선인 10만 달러(약 1억 3,500만 원)를 하회했고, 이더리움은 패턴을 따라 추가 하락했다.
그릭스닷라이브 측은 두 자산 모두 가격 하락세가 진행 중이며, 시장 지표는 ‘암시적 변동성(IV)’의 급증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의 단기 암시적 변동성은 약 45% 수준이지만, 이더리움은 주요 만기 옵션에서 70%를 넘고, 단기 변동성은 무려 100%에 근접하며 흔들림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밑으로 떨어진 뒤 풋옵션(매도옵션) 수요가 우위를 점하면서 옵션 시장은 '약세장(bear market)'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부정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온체인 데이터는 엇갈린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시장 분석가 크립토온체인(CryptoOnchain)은 며칠 전 바이낸스에서 41만 3,000개 이상의 이더리움, 가치로는 약 14억 달러(약 1조 8,900억 원)가 지갑으로 빠져나갔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는 2월 이후 최대 단일 출금 규모로, 거래소 외부로의 대규모 이동은 대체로 장기 보유 의지, 즉 매도 압력 약화를 뜻하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기술적 분석 역시 일부 긍정 신호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대비 50주 지수이동평균(EMA)을 회복했으며, 이는 과거 주요 반등의 출발점이 됐던 수준이다. 차트 상 일부 상승 시나리오는 만약 ETH가 3,000달러(약 404만 원)를 방어할 경우, 가격이 4,400달러(약 592만 원) 근처까지 반등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시장 전반이 불확실성에 휩싸인 배경에는 미국 경제 지표 공백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기조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43일간 연방정부 셧다운이 지속되며 핵심 경제 지표가 공개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관망세로 전환된 상황이다. 향후 금리 인하 여부도 불확실해지며 연준의 매파적(긴축) 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일부 분석가는 여전히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닥터프로핏(Doctor Profit)은 비트코인이 향후 9만~9만 4,000달러(약 1억 2,150만~1억 2,690만 원) 구간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악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경고를 내놨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