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며 6개월 만에 처음으로 9만5천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고가와 비교해 25%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미국의 대표적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11월 14일(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미 동부시간 오후 2시 현재 9만4천900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전일 대비 약 3%,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약 7% 하락한 수준이다. 특히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6일에 기록한 12만6천210.5달러의 정점 이후 지속적인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하락세는 전반적인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와 맞물려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길 꺼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과 주식시장 간에 어느 정도 동조 현상이 나타나며, 투자 심리의 변화가 가상화폐 가격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해 비트코인의 기술적 이슈인 반감기 도래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 시 주어지는 보상이 약 4년 주기로 절반으로 줄어드는 이벤트를 말하는데, 수급 불균형이나 시장 심리 위축과 맞물리면 단기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6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다만, 낙관론도 존재한다. 일부 기관투자자는 오히려 현재의 하락장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상화폐 투자 전문기업 애니모카 브랜드의 공동창업자인 야트 시우는 CNBC 인터뷰에서 “기관투자자들은 특정 주기를 따르지 않는다”며 “장기적 가치에 초점을 맞춰 하락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외 다른 주요 가상자산도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더리움의 경우 한때 개당 3천68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해 3천214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관련 상장 기업들의 주가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비트코인을 다량 보유한 스트레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4% 이상 하락했고, 거래 플랫폼 벌리시 역시 5%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코인베이스는 장중 하락을 딛고 소폭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이 같은 시장 흐름은 향후 미국의 금리 정책과 맞물려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반감기와 같은 구조적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비트코인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향후 가격 회복의 전제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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