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현물 리플(XRP) ETF가 최근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가운데, 여러 후보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외형적인 호재와 달리 XRP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현물 리플 ETF ‘XRPC’는 캐너리 캐피털이 출시해 첫날 약 6,000만 달러(약 810억 원)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이와 함께 비트와이즈, 프랭클린템플턴 등도 리플 ETF 출시를 준비 중으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면서 후속 상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인 블룸버그의 에릭 발츄나스는 비트와이즈의 ETF가 다음으로 승인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반면 일부 커뮤니티 투자자들은 프랭클린템플턴의 상장이 더 빠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ETF 출시는 리플이라는 크로스보더 토큰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담보 관리를 직접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 접근성이 높아지고, 이는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정작 XRP 가격은 지난 1주일간 15% 이상 급락하며 약 2.16달러(약 2,916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BTC)이 9만 5,000달러 아래로 밀리는 등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조정 국면과 궤를 같이한다.
시장 전문가 알리 마르티네즈는 2.15달러가 XRP의 ‘지지선’이라며, 이 선을 유지할 경우 가격이 약 2.40~2.70달러(약 3,240~3,645원)까지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적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고래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는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약 14억 개의 XRP가 팔렸고, 불과 수일 내 2억 개(약 4억 4,000만 달러, 약 5,940억 원)의 추가 매도도 있었다. 이는 시장에 공급 과잉을 초래하고, 소형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추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
한편 리플 커뮤니티를 겨냥한 사기 시도도 급증하고 있다. 리플은 최근 가짜 생방송, 에어드랍 사칭, 딥페이크 영상 등을 활용한 피해 사례를 경고하며, 사용자들에게 사기성 콘텐츠에 속지 말고 공식 채널을 통해 정보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이 같은 시도는 리플의 연례 콘퍼런스인 ‘스웰(Swell)’ 직후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ETF 상장을 비롯한 다양한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XRP는 단기적으로 매도 압력과 시장 외적 변수들에 따라 가격 조정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중장기 상승을 위해선 고래 매도세 진정과 투자자 신뢰 회복이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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