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개 급증했던 XRP 거래량, 일회성 이벤트에 그쳐…상승 동력 실종

| 손정환 기자

XRP가 최근 25억 개라는 이례적인 거래량 급증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상승 랠리는 오래가지 못하고 수그러들었다. 네트워크상의 트랜잭션 수치는 다시 평소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랠리 재료로 여겨졌던 모멘텀이 소멸되며 상승 잠재력도 함께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XRP 네트워크는 11월 14일 하루 동안 25억 개 이상의 결제 거래량을 기록했지만, 이후 거래 규모는 다시 수개월간의 평균 수준으로 후퇴했다. 이는 대형 투자자의 포지션 조정이거나 기관의 유동성 재배치일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시장 전반의 수요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일일 결제 건수는 여전히 90만~120만 건 사이를 유지하고 있고, 최근의 대규모 이동량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수요 증가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다.

차트 측면에서도 XRP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50일 및 200일 이동평균선을 반복적으로 이탈하며 하락 채널 안에서 가격이 갇혀 있는 가운데, 거래량도 줄어들며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현재 가격이 약 2.17달러(약 2,170원) 선에 머물고 있으나, 기술적 약세 흐름을 감안할 때 상승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량 급등이 ‘트랜잭션 기반의 일시적 이벤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사용 및 채택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적 변화가 아니라면, 수치로 드러난 네트워크 활동과 실제 시장 반응 사이의 괴리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가격이 실질적인 매수세와 함께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않는 한, 랠리 재개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는 평가다.

XRP 네트워크는 기본적인 수준의 결제 활동은 유지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가격 상승 동력을 만들기 어렵다. 현재 시장에서는 탄탄한 온체인 지표조차 투자 심리를 바꾸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지표는 말하지만 가격은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이 XRP의 가장 큰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