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이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비공개 IPO 서류를 제출했다. 같은 날 미국과 영국의 반발로 바젤위원회가 은행의 디지털 자산 규제 방식을 재검토하기로 했으며, 미국 상원에서는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 처리 시점이 윤곽을 드러냈다.
크라켄은 현지 시간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통주 상장을 위한 IPO 서류(Form S-1)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크립토 업계 기업들이 미국 공모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움직임 가운데 이뤄졌다. 다만 이번 공모는 최근 종료된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43일간) 이후 SEC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크라켄의 상장 추진 소문은 수개월 전부터 제기돼왔고, 공동 CEO 아르준 셰티는 최근까지도 “공모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혀왔다. 그럼에도 이번 서류 제출은 크라켄이 8억 달러(약 1조 800억 원) 규모 신규 펀딩과 함께 200억 달러(약 27조 원)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이후 약 하루 만에 이뤄져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펀딩에는 시타델 시큐리티스가 2억 달러(약 2,700억 원)를 투자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은행 규제 당국은 암호화폐 자산 보유에 대한 '가혹한 자본 규제'를 재검토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의장인 에릭 데딘 스웨덴 중앙은행 총재는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현재의 1,250% 리스크 가중치 방식에서 '다른 접근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해당 기준은 은행이 보유한 크립토 자산에 대해 같은 규모의 자기자본을 확보하도록 요구해왔다.
해당 규제는 비허가형 블록체인에서 발행된 크립토 자산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어왔다. 여기엔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와 USDC도 포함된다. 하지만 데딘 의장은 “규제를 받는 스테이블코인들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며 “시스템 안의 자산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 팀 스콧은 다음 달 내 암호화폐 시장 구조법안 수정 작업에 착수해 법안을 빠르면 2026년 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 법안을 상원에 조속히 상정해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도록 하고, 미국이 세계 암호화폐 중심지가 되게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법안 추진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크라켄의 IPO 추진은 미국 내 디지털 자산 기업들이 상장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또한 바젤위원회가 은행권 규제에 유연한 입장을 보인 가운데, 미국 정치권 또한 암호화폐 산업을 둘러싼 법제화에 본격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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