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9만 달러 재시험…매도세 주도에 반등은 '실종'

| 손정환 기자

비트코인(BTC) 가격이 다시 9만 달러(약 1억 2,000만 원) 아래로 밀릴 위기에 처했다. 매도세가 주도권을 쥔 상황에서 단기적인 반등 신호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19일(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9만~9만 2천 달러(약 1억 2,000만~1억 2,400만 원) 지지 구간에서 다시금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이 구간은 과거 장기 매수자들이 지속적으로 포지션을 구축했던 지대로 평가받지만, 현재 시장 흐름은 명확히 약세 국면이다.

일간 차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유동성 포켓을 모두 소화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지난 몇 주간 형성된 공정가치격차(FVG)의 하단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100일 및 200일 이동평균선은 지속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매수자들이 여전히 수세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9만 6천 달러(약 1억 2,800만 원) 지지를 이탈한 이후에도 반등 시도가 전무했던 점은 매도 우위 구조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기술적 측면 외에도 상대강도지수(RSI)는 과거 중간 조정기였던 지난 4월과 8월과 비슷한 '과매도'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만약 가격이 8만 9천~9만 2천 달러 구간에서 지지를 구축한다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매집 구간 형성 가능성도 열릴 수 있다. 그러나 반등을 확인하려면 최소한 9만 8천~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대를 다시 회복해야 하며, 실패시 8만 5천 달러(약 1억 1,300만 원) 수준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시간 차트에서는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저점이 지지선에 더 가까이 형성되는 '압축 구조'가 포착되고 있다. 이는 하락의 말기 국면에서 자주 관측되는 신호기도 하다. 현재 비트코인은 단기적으로 2번째 9만~9만 2천 달러 지지를 시험 중이지만, 강한 반등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등을 위해선 9만 6천 달러 이상 돌파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렇지 않으면 8만 8천 달러(약 1억 1,700만 원) 부근 유동성 지대를 하향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온체인 지표도 시장의 단기 기조가 비관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비트코인 단기 보유자의 실현이익-손실 비율(SOPR)은 0.97 수준까지 급락해 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하면서 매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SOPR 지수가 한 달 넘게 핵심 기준인 1.0 아래에서 머물고 있어 ‘항복 국면’ 진입이 임박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이 같은 지표 흐름은 조정 후반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약손 손절 매물이 정리된 이후 강한 손의 매수로 시장이 전환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요약하면 비트코인의 단기적인 가격 흐름은 여전히 불안정하며, 지지선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이 상존한다. 그러나 일부 기술적·온체인 지표는 회복 국면 진입의 전조일 수도 있다는 신호를 내포하고 있다. 당분간 가격이 8만 9천~9만 2천 달러에서 안정을 찾는지가 시장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