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 레버리지 사상 최고…가격 정체 속 급변 가능성 커졌다

| 손정환 기자

이더리움(ETH) 선물 시장에서 레버리지 사용이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하면서 가격 정체 국면 속 큰 변동성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이 무리하게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가운데, 가격은 3,000달러(약 402만 원) 선에 머무르며 움직임이 미미한 상태다.

바이낸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1월 19일 기준 ETH의 추정 레버리지 비율(ELR)은 0.561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내 차입 자금 비중이 매우 높다는 뜻으로, 현재 파생상품 시장이 과도하게 혼잡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분석 플랫폼 Arab Chain은 “가격 변동성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레버리지가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은 시장 내부에 과도한 압력이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경고했다.

최근 ETH 가격은 하루 사이 3,000달러에서 3,160달러(약 402만~424만 원) 사이에서 좁은 범위를 오갔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견고한 방향성도 없는 상태로 롱·숏 포지션에 대거 레버리지를 걸고 있는 셈이다. 이런 조합은 작은 가격 변화에도 대량 청산을 야기할 수 있어, 시세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급변 리스크’를 확대시킨다.

온체인 지표도 경고 신호를 더한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올해 ETH가 한때 5,000달러(약 670만 원)를 넘볼 때도 신규 개인 투자자의 네트워크 유입은 눈에 띄게 늘지 않았다. 이는 현재 상승세가 신규 수요보다 기존 자금 흐름에 의해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시장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던진다.

현재 이더리움 가격은 약 3,100달러(약 416만 원)선에서 횡보 중이나, 이는 7일 전 대비 13% 하락, 한 달 사이에는 24%나 후퇴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큰 변화는 없지만, 2025년 8월 고점인 약 4,950달러(약 664만 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38% 낮은 수준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완전한 붕괴보다는 ‘주기적 바닥’ 신호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유동성이 바닥까지 빠진 현상이 과거에도 반등의 전조가 되곤 했다는 것이다. 또한 ETH/BTC 비율 측면에서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도 나와, 유동성 회복 후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공존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소매 투자는 활력을 보이지 않고, 파생시장 레버리지는 위험 수준까지 상승한 상태다. 이처럼 수요가 뚜렷이 살아나지 않는 한, 이더리움은 급등보다 급락에 더 민감한 구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