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4.5%·이더리움 8.1% 급락…톰 리 '바닥은 흉하다' 발언에 시장 주목

| 손정환 기자

암호화폐 시장이 급격한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월가의 대표적인 낙관론자 톰 리(Tom Lee)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바닥은 항상 보기 흉하다(Bottoms are ugly)’는 메시지를 남기며 시장의 극단적 하락세가 오히려 바닥 신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19일 기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은 하루 만에 각각 4.5%, 8.1% 급락하는 등 시장 전반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톰 리는 올해 초 비트코인이 2025년까지 20만 달러(약 2억 원), 이더리움은 1만 6,000달러(약 1,600만 원)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이러한 전망은 현재로서는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그의 낙관적 전망은 시장 일각에서 ‘현실성 없는 언론 플레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유명 숏 포지션 투자자 더그 캐스(Doug Kass)는 톰 리의 발언을 ‘허황되고 무책임하다’고 일축했다. 또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이크 맥글론(Mike McGlone) 전략가는 최근 비트코인이 현재의 약세장에서 1만 달러(약 1,000만 원)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톰 리는 예측만 하는 인물이 아니다. 그는 비트코인 채굴 회사로 시작해 이더리움 보유량을 대폭 확대했던 ‘비트마인 이머전(BitMine Immersion)’이라는 기업도 설립했다. 해당 기업은 한때 1,100만 달러(약 110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보유하며 업계에서 주목받았지만, 현재는 주가가 최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하는 등 큰 손실을 겪고 있다.

이번 하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촉발됐다. 실제로 예측시장 칼쉬(Kalshi)에서는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자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 자산 전반이 급락세를 보였다.

시장 분위기는 냉각됐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국면이 장기적으로는 회복의 신호일 수 있다고 본다. 톰 리의 ‘바닥은 항상 흉하다’는 표현은 과거 상승장의 전조와 맞물렸던 저점 국면을 연상케 하며, 향후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다만, 현재와 같은 불확실성 높은 상황에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