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꺾이고 코인 급락…뉴욕증시, 기술 섹터 중심으로 흔들

| 연합뉴스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계감과 가상자산 시장의 급락이 겹치면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예상치 못한 하락세가 반복되자 대응 전략을 다시 점검하며, 향후 더 큰 시장흔들림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월 셋째 주, 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1.95%, 2.74% 하락했다. 나스닥은 11월 들어 누적 기준 6.12% 빠졌으며, 이는 지난 4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무역관세 발언으로 시장이 요동쳤던 이후 가장 큰 폭이다. 그동안 뉴욕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기술주가 후퇴하면서 전체 시장을 끌어내렸다.

이번 변동성은 특히 AI 관련 종목에서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AI 칩 제조기업 엔비디아는 19일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당일 주가는 장중 5% 급등 이후 오히려 3.15% 하락 마감하며 고점 대비 낙폭이 8%에 달했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조차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에 깊은 흔들림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비슷한 흐름은 팔란티어 같은 AI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에도 나타났으며, 해당 기업의 주가는 11월 들어서만 22% 넘게 떨어졌다.

한편, 가상화폐와 관련된 자산도 함께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10월 고점 대비 약 33% 하락했고, 관련 투자 플랫폼인 코인베이스는 이달에만 30% 가까이 주가가 급락했다. 과거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때는 금융시장에 큰 파급이 없었지만, 최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으로 인해 투자층이 넓어짐에 따라 가상자산의 하락이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부담 요인으로는 최근 부실 가능성이 거론되는 사모대출 시장도 있다. 과거 저금리를 바탕으로 대규모 대출을 받은 일부 기업들이, 최근 급등한 금리로 인해 재융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자동차 금융업체나 부품업체 등 이미 파산한 사례도 등장하면서, 대출 기반 기업의 신용위험 확대가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흐름은 당장의 공포심을 자극하기보다는, 그동안 지속된 주가 상승에 대한 조정 국면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 대비 아직 4.2% 하락에 그치고 있어, 기술적 조정 기준인 10%에 비하면 비교적 온건한 수준이라는 점도 있다. 하지만 과거 2000년대 IT 버블 국면처럼, 기업 실적이 훼손되기도 전에 주가가 선제적으로 빠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은 여전히 존재한다.

향후 시장은 AI와 가상자산 등 고성장 분야에 대한 기대와 과열 사이에서 불안정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대형 기술주의 내재 가치에 대한 확신은 갖고 있으나, 자산군 전반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분산 투자나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