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두나무 인수 추진에 주가 상승…‘핀테크 대전’ 신호탄 쏘나

| 연합뉴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두 회사의 합병안이 이사회 의결을 앞두고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자, 네이버 주가도 즉각 반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6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네이버 주가가 전날보다 1.19% 오른 25만6천 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25만5천 원에 출발한 뒤 한때 25만7천5백 원까지 상승하는 등 투자 심리가 민감하게 움직였다. 이는 시장이 이번 합병을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니라 향후 네이버의 수익 구조와 성장 동력을 완전히 바꿔놓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음을 방증한다.

합병의 실질적인 구조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와 1대 3 비율로 주식을 교환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이 경우 두나무 한 주당 네이버파이낸셜 세 주가 교환되며, 합병이 최종 확정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고, 자연스레 네이버의 손자회사가 된다. 단, 이 같은 구조에는 이사회 승인뿐 아니라 각 사의 주주총회에서 특별 결의 절차도 필요하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합병을 통해 네이버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메가 핀테크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네이버가 두나무를 품으면 업비트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스테이블코인(가격이 고정된 가상자산) 유통 등 기존에 미진했던 블록체인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을 무게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주식 교환 과정에서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추가적인 증자나 의결권 위임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 또한 정부가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 사업을 분리해 관리하는 기존 원칙 완화 여부도 관건이다. 정책 불확실성이 남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2026년 이후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거래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정호윤 연구원은 두나무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6년 각각 22.1%, 24.7%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고, 이로 인해 네이버 전체의 영업이익도 50% 이상 성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커머스와 핀테크 사업에 가상자산을 연계한 융복합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토큰증권 시장 진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네이버가 단순한 포털 기반 기업에서 벗어나 기술 기반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합병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한국 핀테크 산업 지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