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글로벌 블록체인 결제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송금 기술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향후 금융기관 간 실시간 국제송금 시스템 변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는 국내 금융기관이 처음으로 글로벌 상용 블록체인 플랫폼을 실제 환경에서 시험한 사례로 기록됐다.
12월 1일 NH농협은행은 블록체인 결제 인프라 전문 기업인 파티오르(Patior)와 함께 진행한 기술 검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검증에는 세계 유수의 은행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JP모건이 결제와 수취 은행의 역할을 맡아 실제 거래 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실험이 이뤄졌다. 국내 은행이 파티오르의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공식적으로 해외송금 기술을 시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증에서는 국가 간 지급결제를 위한 시스템 연동 가능성과 메시지 처리의 정확도, 실시간 결제 수행 능력 등이 중점적으로 테스트됐다. 특히, 다양한 국가 간 금융 메시지의 일관된 해석과 처리 여부, 블록체인 상에서의 거래 정확성을 주요 평가 지표로 삼았다. 이러한 기술 요소들이 실제 국제 송금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이론적 가능성 검토를 넘어서 실제 적용 가능성에 대한 실질적 검증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기술 검증을 진행한 파티오르는 세계 각국 은행들이 공동 출자한 회사로, 24시간 연중무휴로 작동하는 디지털 결제망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JP모건뿐 아니라 DBS(싱가포르개발은행), SCB(사이암상업은행),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주요 참여자로 활동 중이다. 이 네트워크는 기존 국제송금 시스템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인 결제환경을 목표로 개발됐다.
농협은행 측은 향후 스테이블코인(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자산)이 공식 제도화될 경우,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이 디지털 화폐, 디지털 지불수단 등과 연계되어 더욱 확장성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기존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시스템 위주의 금융 결제 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신호탄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기술 검증은 아직 정식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국내 은행이 글로벌 금융패러다임 전환 흐름에 동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관련 제도와 기술 표준이 정비된다면, 실시간 송금이 가능한 디지털 금융 인프라가 본격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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