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FTC, 암호화폐 현물상품에 선물 허용… 규제 내 투자 길 열린다

| 연합뉴스

미국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정규 선물거래소에서 현물 기반의 암호화폐 상품 거래를 공식 허용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더 안전하게 디지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번 조치는 12월 4일(현지시간), CFTC의 캐롤라인 팜 위원장 직무대행이 공식 발표한 내용을 통해 확인됐다. 그는 이 결정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존 기조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세계 가상화폐 중심 국가’ 실현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CFTC는 원유, 금, 농산물 등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한 파생상품 시장을 감독하는 미국 연방 정부 산하기구로, 암호화폐도 실질 자산 유사 상품으로 간주해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이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암호화폐 현물 상품 거래가 허용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해외의 비인가 거래 플랫폼을 통해 우회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들 플랫폼은 감독 당국의 규제 범위 밖에 있었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투자자 보호가 어렵고, 거래의 투명성도 떨어진다는 비판이 지속돼 왔다.

이번 제도화로 미국 투자자들은 CFTC에 공식 등록된 선물거래소를 통해 법적 보호를 받으면서도 차입금(레버리지)을 활용한 암호화폐 투자가 가능해진다. 디지털 자산 전문 매체인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등록 거래소 중 하나인 ‘비트노미얼(Bitnomial)’은 오는 12월 8일부터 현물 암호화폐 상품의 정식 거래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 산하의 디지털 자산 시장 실무 그룹이 권고한 내용을 반영한 것으로, 팜 직무대행은 전문가 및 관련 기관의 의견 수렴과정을 거쳐 시행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금융상품 확대를 넘어 미국이 새로운 디지털 금융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과도 연결된다.

이 같은 제도화 흐름은 향후 미국 내 암호화폐 산업의 제도권 편입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글로벌 투자 자본의 유입도 촉진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투자자 보호 장치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레버리지 활용이 확산될 경우, 새로운 리스크에 대한 관리 체계도 병행해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