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에서 디지털 금으로… 매크로 불확실성이 바꾸는 안전자산의 기준

| 손정환 기자

최근 금 가격의 재차 상승은 단순한 가격 움직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겟(Bitget) CEO 그레이시 첸은 달러 약세와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자산 배분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불안정해질수록 자본은 자연스럽게 가치 보존이 가능한 자산으로 이동해 왔고, 이러한 흐름은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안전자산에 대한 시각이 더 이상 전통적 자산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물 금과 금 상장지수펀드(ETF)에 더해, 비트코인이 법정화폐 가치 희석에 대한 대안적 헤지 수단으로 점차 인식되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금’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된 배경이다.

이 같은 변화는 실제 투자 행태에서도 확인된다. 비트겟(Bitget)이 제공하는 ‘비트겟 트래드파이(Bitget TradFi)’를 통해 투자자들은 단일 계정에서 금 연동 상품, 미국 주식, ETF, 암호화폐에 동시에 접근하고 있다. 전통적 안전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오가며 유연하게 포지션을 조정하는 방식은, 오늘날 투자자들의 달라진 인식을 잘 보여준다.

이제 포트폴리오는 전통 금융(TradFi)과 암호화폐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 아니다. 두 영역을 구분하는 경계는 점차 희미해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하나의 통합된 전략 안에서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 통화 변동성과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상존하는 환경에서, 자산군 간 이동이 자유롭다는 점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이 되고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자본 이동에 따른 변동성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보다 큰 흐름에서 보면 방향성은 분명하다. 매크로 사이클이 반복될수록 비트코인은 금과 나란히 비주권적(non-sovereign) 헤지 자산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왔다.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환경에서 이러한 속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확대되고, 전통 자산과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접근성이 한층 개선되면서 금융 환경 역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안전자산’은 더 이상 단일 자산을 의미하지 않는다. 금과 비트코인, 이른바 디지털 금을 함께 포괄하는 분산 전략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투자자들이 선택한 현실적인 해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