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와 기업 실적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책 불확실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혼조 양상을 보였다. 경기의 펀더멘털은 견조하다는 평가가 이어졌으나, 시장은 구조적 불안정성 확대를 가격에 반영하는 모습이다.
소비·주택·기업 실적, 실물지표는 예상보다 강했다
미국의 지난해 11월 소매판매는 7359억 달러로 전월 대비 0.6%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0.4%)를 웃돌았다. 자동차 판매 회복과 연말 쇼핑 수요가 소비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소득 계층 간 소비 격차가 확대되는 ‘K자형 소비’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물가 측면에서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연간 3.0%, 월간 0.2% 상승하며 상승세 둔화 흐름을 이어갔고, 기업들이 비용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움직임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시장에서는 12월 기존주택판매가 연환산 435만 건으로 증가하며 금리 하락 효과가 확인됐다.
기업 실적의 경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씨티그룹의 4분기 주당순이익이 각각 시장 예상치를 상회해 실물 경기의 저력을 재확인시켰다.
주식·달러·금리, ‘경기보다 불안’에 반응
이 같은 지표 호조에도 금융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미국 S&P500 지수는 기술주와 은행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0.5% 하락했다. 반면 유럽 증시는 헬스케어와 광산주 강세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정학적 불안과 안전자산 선호로 5bp 하락했고, 달러화 지수 역시 연준 독립성 훼손 논란이 부각되며 약세를 보였다. 엔화는 안전통화 수요로 강세를 나타냈으며, 변동성 지표(VIX)는 상승해 투자심리의 경계감을 반영했다.
연준 인사들 “인플레이션 둔화”, 그러나 정책 경로는 불투명
연준 주요 인사들은 공급 여건 개선과 함께 중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둔화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베이지북 역시 최근 수개월간 경제활동이 개선됐고 소비와 고용이 대체로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관세 여파로 기업 비용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기 시작했다는 점은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됐다.
정치권의 연준 압박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도 시장 불안을 키우는 변수로 작용했다.
관세·지정학 이슈, 시장의 새로운 부담
트럼프 대통령은 AI 및 컴퓨팅 목적 외 반도체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하며 통상 리스크를 재점화했다. 환적 물량까지 포함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그린란드 통제 필요성 언급과 이란에 대한 압박 강화 등 지정학적 긴장도 고조됐다. 중동 지역 미군 기지 관련 보도는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을 높였다.
“불확실성 아닌 ‘불안정성’의 시대”…외신의 시각
주요 외신들은 현재의 미국 경제를 단순한 불확실성을 넘어 ‘구조적 불안정성’의 국면으로 진단했다. 성장 정책과 금융 완화가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채와 자산 가격 거품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에게는 단일 서사에 대한 베팅보다는 분산과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출처 - 국제금융센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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