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지난해 연말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평가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는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 2026년 시장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인베이스 인스티튜셔널과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가 공동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70%의 기관투자자가 비트코인을 ‘저평가된 상태’로 판단했다. 지난 2025년 10월 초 12만 5,000달러(약 1억 8,104만 원)를 넘긴 비트코인은 연말에는 9만 달러(약 1억 3,034만 원) 수준까지 30% 가까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자산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일반 투자자 사이에서도 60%가 같은 의견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 75명과 일반투자자 73명 등 총 14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올해 1월 12일까지 진행됐다.
응답자들은 큰 폭의 하락장 속에서도 대부분 포지션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비트코인 보유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62%의 기관투자자와 70%의 일반 투자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기존 보유량을 유지하거나 순매수 포지션을 확대했다고 응답했다.
다만 시장 사이클에 대한 인식은 달라지고 있다. 전체 응답자의 4분의 1에 달하는 26%의 기관투자자와 21%의 일반 투자자는 현재가 ‘약세장 조정기’에 진입했다고 답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각각 2%, 7% 수준에서 크게 상향된 수치로, 알트코인 주도의 레버리지 급감 및 시가총액 중형 토큰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에 대해 ‘건설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데이비드 두옹 코인베이스 리서치 총괄은 “암호화폐 시장은 2026년을 더 건전한 상태로 시작하고 있다”며 “4분기 동안 과도한 레버리지가 제거되면서 체력이 회복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도미넌스)은 4분기 동안 58%에서 59%로 소폭 증가하며 여타 알트코인 대비 꾸준한 선호를 이어갔다. 비트코인 옵션 거래량도 무기한 선물 계약을 넘어섰고, 하방 리스크 회피 수요 증가를 반영하듯 주요 만기 구간에 풋옵션 대비 콜옵션 강세를 나타내는 스큐 지표도 꾸준한 플러스 값을 보였다.
투자심리 회복에 유리한 외부 환경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7%로 안정세를 유지했고, 애틀랜타 연준 GDPNow 모델은 2025년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을 5.3%로 전망했다.
두옹은 “현재 연방기금선물 시장이 반영한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총 50bp)는 위험자산 전반, 특히 암호화폐에 추세적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미국의 디지털 자산 입법 움직임도 투자자 신뢰에 힘을 보탰다. 특히 CLARITY 법안과 같은 규제 명확화 시도가 시장 회복 기대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업계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명확한 정책적 틀이 마련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암호화폐에 대한 기관 참여는 여러 지표에서 확인된다. 비트와이즈와 베타파이가 공동 실시한 별도 설문에 따르면 2025년 중 32%의 금융자문가가 고객 포트폴리오에 암호화폐를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의 22%에서 10%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며, 등록자문인(RIA)의 경우 무려 42%가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젊은층 투자자가 암호화폐를 포함한 ‘비전통 자산’에 배정하는 비율 역시 평균 25%로, 고령 투자자의 8% 대비 확연히 높은 편이다.
ETF 시장에서는 최근 4거래일간 16억 2,000만 달러(약 2조 3,482억 원)의 자금 유출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기관 수요는 견고한 상태다. 이는 최근 온체인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4분기 동안 3개월 이내 이동한 비트코인 유통량이 37% 급증하고, 반대로 1년 이상 움직이지 않은 코인은 2% 감소하며 ‘단기 분산+장기 보유 지속’이라는 구조로 재정렬됐다.
물론 리스크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 미국 고용시장은 2025년 중 58만 4,000명 증가에 그치며 2024년의 200만 명 대비 둔화됐다. 이는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구조적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중동과 유럽을 중심으로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은 에너지 시장을 자극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보고서는 “에너지 가격 급등, 지정학 리스크 확대, 인플레이션 반등 등이 나타날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접근은 보다 보수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시장은 2026년을 더 건강한 상태로 맞이하고 있다”며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기관투자자 10명 중 7명이 ‘비트코인은 저평가됐다’고 말하는 현재, 투자자 신뢰를 발판으로 한 반등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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