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11억 원 유출…비트코인 ETF 투자자, '매입가 아래' 진입

| 서지우 기자

크립토 시장, 연초 반등 후 다시 '극단적 공포'로…ETF 약세·매크로 요인 우려 겹쳐

암호화폐 시장이 2월 첫째 주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중 91개가 내림세를 기록했고, 주요 지표인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도 동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조정 구간 진입과 매크로경제 변수의 충격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2일(한국시간)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전날 대비 2.9% 감소한 2조 6,500억 달러(약 3,865조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은 1,990억 달러(약 290조 원)로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실제로 미국 암호화폐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공포와 탐욕 지수'는 이날 18포인트로 떨어지며 다시 '극단적 공포' 단계로 진입했다.

BTC·ETH 약세 뚜렷…이더리움 한 달 간 28% 하락

비트코인은 하루 사이 2.1% 하락한 7만 6,472달러(약 1억 1,136만 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고점 대비로는 1월 중순 기록한 12만 4,000달러(약 1억 8,065만 원)에서 크게 내려온 상태다. 현재는 기술적 관점에서 ‘웨이브 IV’ 조정 구간에 머무르고 있으며, 일부 분석가는 이 구간이 7만 1,000달러(약 1억 344만 원)에서 8만 4,000달러(약 1억 2,237만 원) 사이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더리움은 낙폭이 더 컸다. 7.2% 하락한 2,225달러(약 323만 원)까지 밀리며, 최근 30일간 누적 하락률이 -28.2%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4,946달러(약 720만 원)와 비교하면 55%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ETH가 2,000달러(약 291만 원)선 아래로 추가 하락할 경우 심리적 지지선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TF에서도 자금 유출…'평균 매입가' 아래로 떨어진 ETF 투자자

미국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뚜렷한 자금 이탈 흐름이 감지된다. 코인데이터플랫폼 소소밸류에 따르면, 1월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주 금요일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총 5억 970만 달러(약 7411억 원)의 대규모 순유출이 발생했다. 특히 블랙록은 하루 동안 5억 2,830만 달러(약 7,689억 원)를 뺐고, 반면 ARK 및 피델리티 등 일부 ETF만 소폭 유입을 기록했다.

이더리움 ETF도 같은 날 2억 5,287만 달러(약 3,683억 원)의 순유출이 집계되며 한때 기대를 모았던 ETH ETF 투자자들도 손실 국면에 진입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 미국 ETF 투자자들이 본전 이하 가격에 노출되고 있으며, 시장 전반에 ‘평균 매입가 이탈’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매크로 충격까지 겹쳐…퍼블릭 투자사도 손실 구간

이번 하락세에는 미국발 매크로 요인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금요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를 지명한 데 이어, 예상보다 높은 생산자물가지수(PPI) 수치가 발표되면서 시장은 ‘매파적 충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뿐 아니라 원자재, 주식 시장도 일제히 하락 압력을 받는 상황이다.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레티지(Strategy) 역시 이번 급락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보유 중인 비트코인 71만 2,647개는 평균 매입 단가인 7만 6,037달러(약 1억 1,070만 원) 아래로 내려가며 현재 약 9억 달러(약 1조 3,107억 원)의 평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일러는 추후 반등을 기대하며 지속적으로 보유량을 늘린다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어디?…BTC 6만 달러대 가능성도 언급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점에서 패닉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블록파이 출신의 존 글로버는 "비트코인이 8만 4,000달러 밑으로 마감한 것은 2025년 4월 이후 처음"이라며, "현재는 이른바 ‘웨이브 IV' 조정 구간 내에 있으며, 이후 2분기 중 웨이브 V 상승이 시작된다면 14만~16만 5,000달러(약 2억 400만~2억 4,012만 원)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비트코인이 연내 6만 7,000달러(약 9,760만 원) 아래로 마감하면 이 분석은 무효"라며 하방 리스크도 언급했다.

단기적으로는 비트코인이 7만 2,400달러(약 1억 545만 원), 6만 8,000달러(약 9,899만 원)까지 밀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더리움도 1,900달러(약 276만 원) 이하로 내려갈 경우 기술적 급락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 시기를 조정기 또는 전고점 대비 재매수 구간으로 보는 시각과, 약세장 진입의 전조로 해석하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극단적 공포 지수가 의미하는 시장 분위기를 감안할 때, 향후 며칠 간의 흐름이 추가 하락 또는 반등의 방향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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