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5달러 돌파한 모네로…두바이 퇴출에도 '수요 폭증' 왜

| 서지우 기자

두바이, 모네로·지캐시 퇴출…‘규제 금융’과 ‘프라이버시 코인’의 경계 드러냈다

두바이가 모네로(XMR)와 지캐시(ZEC) 등 프라이버시 코인의 사용을 규제 금융 인프라 안에서 금지했다. 이는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규제 중심의 확산과 프라이버시 기술 사이의 구조적 충돌을 보여주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2026년 1월, 두바이 금융감독청(DFSA)은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내에서 운영되는 등록기업이 프라이버시 강화 가상자산을 취급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모네로와 지캐시는 거래소 상장, 홍보, 투자상품 편입 등이 전면 금지된다. 다만 개인 지갑을 통한 보유나 탈중앙 거래는 허용된다.

규제기관이 우려하는 ‘프라이버시 코인’

이번 정책은 단순한 자산 금지라기보다 규제금융 시스템과 프라이버시 기술 간의 ‘궁극적 비호환’을 시사한다. DFSA를 포함한 글로벌 규제당국은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 차단, 제재 이행을 핵심 감독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기준에서 핵심은 ‘거래 가시성’이다.

하지만 모네로는 링 시그니처와 스텔스 주소를, 지캐시는 선택적 익명 기능을 통해 전송자와 수신자, 금액 정보까지 숨긴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블록체인 분석툴조차 추적이 어렵다. 결과적으로 규제기관 입장에선 프라이버시 코인이 AML 프레임워크와 ‘구조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글로벌 추세와 맞닿은 ‘두바이 제한 조치’

두바이의 결정은 고립된 사례가 아니다. 유럽연합은 2027년 7월부터 시행되는 자금세탁방지법(AMLR)을 통해 모네로와 지캐시 같은 프라이버시 코인의 라이선스 플랫폼 상 사용을 사실상 금지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2025년 토네이도캐시 개발자인 로만 스톰 기소 이후 프라이버시 인프라 전반에 규제 시선이 집중됐다. 개발자조차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논의가 본격화되며, 프라이버시 기술을 향한 규제 접근은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공통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규제된 암호화폐 시장은 이제 거래 추적 가능성을 기본 전제로 설계되고 있으며, 익명성 중심 네트워크는 점점 더 배제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반응은 전통 금융과 ‘반대 방향’

흥미롭게도 DFSA의 발표 전후 모네로와 지캐시 가격은 오히려 급등했다. 1월 12일 기준 모네로는 약 20% 상승해 595달러(약 86만 8,546원)를 돌파했고, 지캐시도 두 자릿수 상승 폭을 기록했다. 모네로는 당시 579달러(약 84만 5,513원) 부근에서 활발히 거래되며 프라이버시 코인 전반을 견인했다.

이는 규제된 금융 플랫폼에서 퇴출된 자산이 탈중앙화 혹은 비규제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만든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2025년 12월부터 유동성이 회복되며 트레이더들이 ‘검열 저항성’과 ‘익명성’에 매력을 느껴 프라이버시 코인으로 다시 진입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거세지는 규제 속 선택지는 ‘양극화’

이번 조치는 거래소와 암호화폐 기업 입장에선 단순한 ‘금지’ 이상으로 작용한다. 규제 명확성은 리스크 감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감춰진 코인은 사실상 승인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로 인해 토큰 상장 요건도 ‘시장 수요’ 외에 ‘추적 가능성’, ‘여행규칙(Travel Rule) 대응’ 등 규제 대응력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된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기준 아래 토큰 설계가 바뀔 가능성도 크다. 기관 채택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는 완전한 익명성 대신 선택적 프라이버시 또는 투명 기반 구조를 채택할 공산이 크다. 반대로 규제 불가피성을 감수하고 프라이버시에 집중하는 프로젝트는 P2P 생태계나 탈중앙 플랫폼에 더욱 특화되면서 제도권 금융과는 별도의 경로를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버시=범죄’는 여전히 논란

규제기관 대부분은 프라이버시 기술이 ‘비가시성’으로 인해 위험하다고 본다. 하지만 일부 정책 결정자들은 다른 시각도 제시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 헤스터 피어스는 2025년 연말 회의에서 프라이버시 도구에 대해 “기본적으로 데이터 보안 및 감시 저항 기능”이라며 “범죄와 직접 연결짓는 판단은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결국 현행 구조에서는 규제와 프라이버시 기술이 충돌하며, 양립 가능한 틀을 만드는 데 경험적 해답은 없는 셈이다. 기술이 포괄하는 가치와 정치·법률적 제약 사이의 긴장이 본질적 과제로 남는다.

투트랙 생태계로 향하는 암호화폐 시장

두바이의 조치는 프라이버시 코인의 퇴출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 규제 금융이 ‘어느 선까지’를 허용하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안정화폐 등 추적 가능한 자산은 제도권 안에서 기능을 확장하는 한편, 완전한 익명성을 지향하는 기술은 제도 밖에서 자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분리는 향후 암호화폐 시장을 ‘컴플라이언스 중심 생태계’와 ‘프라이버시 중심 생태계’라는 양극 구조로 나눌 수 있으며, 그 접점은 점점 좁아질 전망이다. 두바이의 결정은 혁신 자체보다 혁신이 수용될 수 있는 규제 리미트를 가시화한 행보다. 이는 글로벌 암호화폐 산업의 진화 방향을 한층 뚜렷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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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의 프라이버시 코인 제한 조치는 단순한 퇴출이 아니라,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편입되기 위해 넘어야 할 ‘규제 호환성’이라는 벽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익명성은 자산 보호와 자유를 위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는 때로 ‘보이지 않는 리스크’로 간주됩니다. 그렇다면 투자자는 무엇을 기준으로 토큰의 미래를 판단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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