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은행 바카셀라(Banca Sella)가 유럽연합 ‘가상자산시장법(MiCA)’에 따른 통보 절차를 마치고, 암호화폐 자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이탈리아 은행권은 규제 안에서 디지털 자산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첫 관문을 확보했다.
13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바카셀라는 이탈리아 중앙은행인 이탈리아은행(Bank of Italy)에 대한 통보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바카셀라는 2026년부터 디지털 자산의 보관, 이전, 수신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선별된 고객군’ 대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바카셀라는 셀라그룹(Sella Group) 소속 상업은행으로, 그룹 기준 약 300개 지점과 24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허가는 유럽 금융기관들이 가상자산 실험과 제휴 단계를 지나, 라이선스 기반 수탁과 토큰화 결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안드레아 테세라 바카셀라 디지털뱅킹 총괄은 토큰화가 ‘즉시성’, ‘상호운용성’, ‘프로그래머블’ 결제로 시장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정된 가상자산 서비스가 이런 흐름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바카셀라의 가상자산 진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2022년 이탈리아은행의 핀테크 허브 ‘밀라노 허브’가 추진한 분산원장기술(DLT) 파일럿에 참여한 바 있다. 이후 내부에 DLT와 디지털 자산 전담팀도 꾸렸다.
또한 바카셀라는 37개 유럽 은행이 참여한 컨소시엄 ‘키발리스(Qivalis)’의 설립 주체 중 하나다. 이 컨소시엄은 유로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은행의 디지털 자산 전략이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결제와 수탁, 스테이블코인까지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소매 고객 접점도 이미 경험했다. 바카셀라의 디지털뱅킹 브랜드 ‘하이프(Hype)’는 이탈리아 크립토 업체 코니오(Conio)와 협력해 비트코인(BTC) 지갑 서비스를 도입했다. 코니오는 2020년 3월 하이프와의 협업으로 은행 연동이 시작됐고, 이후 이용자는 앱에서 비트코인(BTC)을 사고팔거나 송수신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이프 웹사이트도 성인 고객이 앱 안에서 비트코인(BTC) 지갑을 만들고 매매하거나 교환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카셀라는 2024년 기준 약 130만 명의 고객을, 하이프는 약 17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은행권이 MiCA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합법화 경쟁’에 나서는 가운데, 바카셀라의 행보는 전통 금융의 디지털 자산 진입이 더 이상 부수적 실험이 아님을 보여준다. 규제 명확성이 높아질수록 은행들의 수탁, 결제,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 확장도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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