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래소 이용한 자금세탁 경로, 경찰 조사로 밝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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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상자산을 활용한 자금세탁은 주로 원화 거래소와 연결된 은행 계좌 가운데 입금 한도가 풀린 계좌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경찰 분석에서 드러났다. 원화 입금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는 계좌가 범죄 자금 유입 통로로 악용됐다는 뜻이다.

28일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경찰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원화 입출금 연동 은행 거래내역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은행 연계 계좌는 일반적으로 하루 입금 한도가 500만원이지만, 일정 요건을 충족해 한도를 해제하면 하루 최대 5억원까지 넣을 수 있다. 제도 취지는 정상적인 고액 거래 수요를 반영하는 데 있지만, 실제로는 일부 계좌가 범죄 자금 세탁에 활용된 정황이 확인된 셈이다.

경찰이 파악한 전형적인 방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범죄에 쓰인 자금이 먼저 국내 거래소로 원화 형태로 들어오고, 이후 이 돈으로 가상자산을 산 뒤 해외 거래소나 이른바 대포 지갑 주소(실사용자를 숨기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나 추적이 어려운 방식으로 개설·운용되는 지갑)로 옮겨 자금 흐름을 흐리는 구조다. 특히 금융사기 피해금은 유동성이 높고 전송 수수료가 낮은 단일 종목을 시장가로 곧바로 매수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범죄조직이 가격 변동 위험은 줄이고, 자금을 빠르게 다른 지갑으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찰은 최근 범죄조직의 가상자산 이용이 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이런 분석 자료를 지난달 5대 거래소에 제공했다. 아울러 은행과 거래소가 자금세탁을 조기에 걸러낼 수 있도록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비정상적이거나 수상한 거래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시스템)에 적용할 탐지 규칙도 함께 제안했다. 금융권과 거래소가 같은 기준으로 의심 거래를 포착해야 자금 이동의 초기 단계에서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볼 수 있다.

경찰은 앞으로도 추가 분석을 통해 이 탐지 규칙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점검하고, 새롭게 나타나는 우회 수법도 금융권과 가상자산 거래소에 계속 공유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송금 속도가 빠르고 국경을 넘는 이동이 쉬운 만큼, 한도 해제 계좌와 해외 이전 경로를 중심으로 한 감시가 더 촘촘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은행의 계좌 심사와 거래소의 이상거래 감시 기준을 한층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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