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상자산 해외 거래 규제 완화… 사업자 자금세탁방지 책임 강화

| 토큰포스트

금융당국이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의 해외 이전거래 규제를 손질하면서, 1천만원 이상 거래를 일괄적으로 의심거래로 보고하게 하려던 방침을 접고 사업자별 자금세탁방지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5일 금융당국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전날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들과 만나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이같이 가닥을 잡았다. 당초 지난 3월 입법 예고된 개정안에는 국내 사업자가 해외 가상자산사업자나 개인지갑과 가상자산을 주고받을 때 1천만원 이상이면 위험도와 상관없이 모두 FIU에 의심거래로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당국은 금액 기준만으로 일괄 보고를 의무화하면 실제 위험 판단이 형식적으로 흐를 수 있다고 보고, 각 회사가 자체 기준과 절차를 갖춰 거래의 위험도를 평가하도록 제도를 조정하기로 했다.

이 변화는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획일적 신고 중심에서 위험기반 관리 중심으로 옮기겠다는 의미가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순히 1천만원이라는 액수만 기준으로 삼으면 회사들이 실질적인 판단 없이 같은 방식으로 보고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거래 규모만 큰 정상 거래와 실제로 의심 신호가 있는 거래를 구분해 살펴보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가상자산 시장은 해외 사업자, 개인지갑, 탈중앙화 서비스 등 거래 상대방이 다양해 정량 기준만으로 위험을 가려내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수정의 배경으로 읽힌다.

다만 규제가 모두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가상자산사업자 사이에서 100만원 이상 이전할 때 적용하던 정보제공의무, 이른바 트래블룰은 100만원 미만 거래까지 확대하는 방침이 유지된다. 트래블룰은 송금인과 수취인 정보를 사업자끼리 확인·보관하는 제도로,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한 장치다. 고객 확인 규정도 일부 조정된다. 원안은 고위험 의심거래로 분류되면 자금 출처와 거래 목적까지 확인하는 강화된 고객확인을 의무화했지만, 앞으로는 사업자가 의심거래 가운데서도 특별히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한 경우에만 더 강한 확인 절차를 밟도록 바뀔 예정이다.

사업자들의 현실 부담을 덜어주는 보완책도 포함됐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요건으로 제시됐던 부채비율 200% 이하 기준은 영세 사업자의 적응 여건을 고려해 1년 유예된다. 또 자금세탁방지 관련 전산설비를 국내에 둬야 한다는 규정도 일부 풀어, 고유 식별정보나 개인신용정보 처리와 직접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면 해외 클라우드 이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이런 조항들이 중소 사업자에 과도한 비용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수정안이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확정되면 8월 20일부터 시행된다. 앞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인 닥사는 지난 4월 국내 신고 수리 사업자 27곳의 의견을 모아 원안대로 시행되면 현장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서를 낸 바 있다. 금융당국이 업계 우려를 일부 받아들이면서 제도는 한층 현실화됐지만, 앞으로는 각 사업자가 자체 통제 체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갖추느냐가 규제의 실효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가상자산 규제가 단순 금액 기준보다 위험평가와 내부통제 수준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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