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앞두고 가상자산 사기 고개…가짜 티켓·밈 코인 주의보

| 김서린 기자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가상자산 사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분석업체 TRM랩스는 이미 가짜 티켓 사이트와 베팅 사기, ‘비공식 밈 코인’ 판매 등 다양한 수법이 포착됐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TRM랩스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홈페이지를 사칭한 티켓 판매 사이트와 연계된 가상자산 지갑 주소 4개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일부 지갑에는 실제 자금이 유입된 정황도 확인됐다. 아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월드컵 개막이 본격화되면 피해가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월드컵 앞두고 ‘가짜 사이트·베팅 사기’ 증가

이번에 탐지된 사기 유형은 비교적 전형적이다. 가짜 티켓 결제를 유도하는 피싱 사이트를 비롯해 경기 결과를 미리 안다며 ‘내부 정보’를 판매하는 베팅 사기, 그리고 월드컵을 테마로 한 비공식 밈 코인 판매까지 포함된다.

특히 ‘월드컵 코인’을 표방하는 프로젝트는 공식성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투자 기회를 가장해 자금을 유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TRM랩스는 이러한 코인 대부분이 실체 없는 홍보에 의존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범죄자들이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사기 인프라 구축 시점’으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행사 시작 전부터 지갑과 웹사이트를 준비하고, 개막이 임박할수록 공격적인 홍보로 피해자를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크로스체인 활용해 추적 회피

자금 세탁 방식도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피해금이 특정 지갑에 모이면 ‘크로스체인 브리지’를 통해 다른 블록체인으로 자산을 이동시켜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이 같은 수법은 수사기관의 거래 흐름 분석을 교란하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꼽힌다. TRM랩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약 350억 달러(약 53조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이 사기 관련 지갑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또 최근에는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FIFA 관계자나 유명 인물을 사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영상이나 음성을 통해 신뢰를 유도한 뒤 가상자산 송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국내외 단속 강화…“행사 시즌마다 반복되는 패턴”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상황과도 맞물린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최근 불법 스포츠 베팅 사이트 1,280건에 대해 접속 차단 조치를 내리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역시 가짜 거래소와 고수익 미끼형 코인 사기에 대해 경고를 이어가는 중이다.

TRM랩스의 아리 레드보드 글로벌 정책 총괄은 “범죄자들은 항상 월드컵과 같은 대형 이벤트를 악용한다”며 “가상자산 거래는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만큼 조기 탐지와 차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월드컵 특수’를 노린 가상자산 사기는 반복되는 패턴이다. 이벤트 열기에 편승한 투자 제안이나 코인 판매는 대부분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온체인 분석과 규제 당국의 대응이 강화되고 있지만,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이용자 스스로 ‘공식 여부’와 ‘과도한 수익 약속’을 먼저 의심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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