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여름 휴회를 앞두고 디지털 자산 규제 법안 ‘클래러티법(Clarity Act)’ 처리에 사실상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절차 표결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2026년 내 통과 가능성에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7월 31일 기준 미국 상원은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 명확화 법안’, 이른바 ‘클래러티법’의 심의 착수 절차(Motion to Proceed)조차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상원은 약 일주일 뒤 여름 휴회에 들어갈 예정으로, 8월 내 입법 논의 시간은 거의 남지 않았다.
이 법안은 암호화폐 산업 규제 체계를 명확히 하는 핵심 입법으로 꼽히며,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주요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최대 쟁점은 ‘윤리 규정’이다. 루벤 가예고 상원의원과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타협안을 마련해 7월 30일 백악관에 전달했지만, 31일 오후까지 공식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수익 구조, 법 집행 권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할 범위 등 다른 쟁점들도 논의 중이지만, 윤리 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성은 낮은 편이다. 윤리 규정만 합의되면 나머지 쟁점은 빠르게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백악관이 해당 수정안을 승인할 경우, 최소한 법안 논의를 위한 첫 단계인 ‘클로처(cloture, 토론 종결 절차)’ 진행은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만 실제 법안 통과까지 이어지기에는 시간상 제약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절차 표결은 단순한 입법 단계를 넘어 암호화폐 산업의 ‘정치적 시험대’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표결 결과에 따라 상원의원들의 입장이 공개되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 자금 배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정치 행동위원회(PAC)는 표결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지원 전략을 재조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암호화폐 산업 단체 ‘크립토 혁신 위원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규제 지연이 시장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암호화폐 개발자의 약 80%가 미국 밖에서 활동 중이며, 전체 시장 점유율의 88% 역시 해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연구 책임자 르네 바튼(Renée Barton)은 “이 시장은 규제 없이 방치하기에는 지나치게 크다”며 “미국은 주요 국가 중 유일하게 명확한 규제 틀이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이번 주 내 절차 표결이 이뤄질지조차 불투명하다. 상원은 별다른 일정 없이 휴회에 들어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다만 첫 관문인 절차 표결만 통과하더라도, 9월 회기 재개 이후 법안 처리의 발판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는 크다. 반대로 이 기회를 놓칠 경우,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공백은 한층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