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들과 지역 사회 리더들 사이에서 ‘무역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미 전역의 경제 환경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4월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갈팡질팡하는 무역 정책으로 인해 기업 운영과 투자 계획 전반에 심각한 혼란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이전 보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국제 무역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는 용어는 3월 47회에서 4월에는 89회로, '관세(tariff)'는 49회에서 107회로 급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관세 정책으로 인해 경제 내 우려가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역별 사례들도 상황의 심각성을 뒷받침한다.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지역의 경우, 복수의 기업들이 투자를 전면 보류했고, 한 군수 업체는 현 상황을 ‘너무 혼란스러워 미래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표현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목재 산업체 역시 “향후 6개월에 대한 예측조차 믿기 어렵고, 인수합병이나 신규 투자도 무역 정책이 명확해지기 전까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미네소타에서는 건설 및 부동산 프로젝트가 사실상 전멸한 상황이다. 한 개발업체는 “1분기 동안 신규 프로젝트는 완전히 마비됐다. 연방 정부 차원의 혼돈이 모든 활동을 얼어붙게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디자인 작업조차 예측 가능성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고객들이 진행을 꺼린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예외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수입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를 일시 유예한다고 밝혔지만, 시장 내 혼란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의 정책 변화가 기업들의 의사결정을 줄줄이 지연시키고 있으며, 이는 결국 고용 축소와 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베이지북은 데이터 수치를 넘어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략이 실제 경제에 어떤 파장을 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보고서다. 관세가 단순한 세금이 아닌, 경제 신뢰도를 갉아먹는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지금, 기업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보다 ‘언제 움직여야 할지’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