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산층도 발길 끊었다…맥도날드, 美서 실적·고객 줄하락

| 김민준 기자

맥도날드(MCD)가 경제적 부담 확대 속에 고객 감소세를 겪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뿐 아니라 중산층의 발걸음도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미국 내 실질적 소비 위축이 외식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다.

1일(현지시간) 맥도날드는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 내 매장 방문 고객 수가 전 연령대와 소득 계층에서 모두 줄어들었고, 특히 중산층의 이용률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가까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감소세를 보이던 저소득층 수요에 이어, 중산층까지 소비 행태를 바꾸고 있음을 나타내는 변화로 해석된다.

이안 보든 맥도날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물가와 고금리 상황이 저소득층의 외식 수요를 짓누르고 있었는데, 이제 그 영향이 중산층으로 번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교통비, 식료품 등 생활비 전반이 상승한 상황에서 식사 한 끼도 가정 내에서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산층 소비 위축 영향은 실적에도 직접적으로 반영됐다.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해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고, 전체 매출 역시 3% 줄어든 59억 6,000만 달러(약 8조 5,800억 원)를 기록했다. 특히 조식 수요 감소가 두드러졌는데, 크리스 켐친스키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아침 식사를 아예 거르거나 집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에 맥도날드는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층을 붙잡기 위해 연말까지 미국 내 매장에서 ‘5달러 초특가 세트’ 프로모션을 연장할 계획이다. 보든 CFO는 “맥도날드는 업계 내에서 저소득층과 중산층 소비자의 비중이 유독 높은 브랜드”라며 가격 정책이 수요 회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맥도날드 주가는 2%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지난 1년간 주가 누적 상승률은 14%로 여전히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소비 위축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면서도, 전략적인 저가 마케팅이 일정 부분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