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완화에 中 물동량 275% 급증…해상운임 초비상

| 김민준 기자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완화 합의 이후, 중국발 물동량이 급증하며 아시아-미국 간 해상운임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최근 무역 긴장을 완화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으로 일시적으로 부과 관세가 낮아지자, 글로벌 물류 흐름이 급속히 바뀌고 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했던 *최대 145% 관세율*을 90일간 *30%*로 축소하면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미국 수입업체들이 선점 효과를 노리고 선적을 앞당기면서, 중국에서 출항하는 해상운송 물량이 일주일 만에 무려 275%나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물류업체 플렉스포트(Flexport)의 최고경영자인 라이언 피터슨은 "지금 속도로는 화물이 너무 많아 배가 모자랄 정도다"며 초고속 운임 인상을 경고했다.

실제로 물류 시장의 지표인 드류리(Drewry)의 ‘세계 컨테이너 운임 지수’는 5월 셋째 주 기준 전주 대비 8% 상승했다. 특히, 상하이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운임은 19%, 상하이-로스앤젤레스 간은 16%나 급등했다. 이는 단기 수요 폭증에 따른 대표적 현상으로, 운임 인상이 결국 소비자 물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운 역사 전문가이자 캠벨대학교의 살 머코글리아 교수는 “해운 시장에서 *불확실성*은 곧 *비용 상승*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비용은 결국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무역 분쟁이 단순한 국가 간 충돌에 그치지 않고 미국 내 실물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국 최대 항만 중 하나인 로스앤젤레스항의 집계에 따르면, 한 달 전 최고 고율의 관세가 발효되며 이 항만의 5월 첫 주 수입 물동량은 30% 이상 줄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관세 조정 이후 감소했던 물류량이 반등하며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미국 내 유통망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진 세로카 항만청장은 “저조한 재고 수준과 제품 품목 다양성 감소, 그리고 소비자물가 상승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세 일시 완화는 공급망에 숨통을 틔우면서도 동시에 해운업계 및 소비경제에 *예측불가능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운임 상승과 소비자 비용 증가가 불가피해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물류 기업과 수입업체가 어떻게 리스크를 분산하고 비용을 통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