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미국철강-日 신닛테츠 ‘140억달러 파트너십’ 전격 지지… 주가 21% 급등

| 김민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철강(US Steel)과 일본의 신닛테츠(일본제철) 간의 ‘파트너십’을 공식 지지한 이후, 미국철강 주가가 하루 만에 21% 급등했다. 이번 발표로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인수합병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미국철강은 미국에 남고, 본사를 피츠버그에 유지할 것”이라며 “이번 협력으로 미국 내에 약 7만 개의 일자리가 생기고 140억 달러(약 20조 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공개됐다. 이는 앞서 열렸던 미 정부의 외국인 투자 심사와 그에 따른 정치적 논란을 정면으로 돌파한 셈이다.

지난 1월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안보 문제를 이유로 미국철강과 신닛테츠 간 140억 달러 규모의 인수합병 계약을 차단한 바 있다. 이에 두 기업은 미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다툼으로 번졌고, 미국 정치권 안팎에서 보호무역 논란까지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지난달엔 "미국철강이 해외 기업에 매각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공개 발언을 하며 거래 자체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파트너십 선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미국 제조업 보호'라는 메시지를 강조했고, 동시에 일본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이란 실리를 확보하는 카드를 꺼낸 것이다. 현재까지 미국철강 측은 해당 발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적 기조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철강 인수를 추진했던 경쟁 기업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스(Cleveland-Cliffs)는 이날 7%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시장은 이번 결정으로 인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서도 ‘경제안보’와 ‘산업주권’ 강조의 핵심 사례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내 철강 산업에 대한 외국 자본의 지분 확대를 용인하되, 이를 '파트너십'이라는 전략적 틀로 포장하면서 정치·경제적 명분을 동시에 챙기는 셈이다. 이로써 장기간 표류해온 미국철강-일본제철 간 통합 이슈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게 됐다.